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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베 총리는 자기나라 역사도 모르나

[사설] 아베 총리는 자기나라 역사도 모르나

기사승인 2014. 01. 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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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해군 제독 이노우에 시게요시(井上成美·1889∼1975)는 일본이 미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를 꼽았다. 대충 6가지였다.

①미국은 영토가 광활해서 점령하기 불가능하다 ②미국의 수도도 공략하기 불가능하다 ③미국의 군사력은 막강해서 섬멸할 수 없다 ④미국은 대외의존도가 낮은 데다 물자가 풍부하기 때문에 해상 봉쇄를 해도 효과가 없다 ⑤미국은 해안선이 장대하기 때문에 해상 봉쇄 자체가 불가능하다 ⑥미국은 캐나다·중남미와 육지로 연결되어 있어서 남북으로부터 물자를 조달할 수 있다.

이노우에는 이렇게 분석하고 있었다. 미국의 넓은 영토와 군사력, 병참 능력을 감안하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국의 국력은 일본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 그 결과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노우에의 분석은 중국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만했다. 중국 역시 국토가 미국처럼 광활했고, 해안선은 장대했다. 물자도 상당히 풍부했다. 군사력만 강하지 못할 뿐이었다. 점령하기 힘든 점은 미국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중일전쟁'을 일으켰다. 그랬다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그릇에 빠져 허덕이는 파리 신세'가 되어야 했다. '모조리 죽이고, 모조리 불태우고, 모조리 약탈하는' 이른바 '삼광(三光) 작전'도 먹혀들지 않았다. 중국의 저항은 끝이 없었다. 꼭두각시 왕정위(汪精衛) 정권을 세우기도 했지만 완전 점령은 어림도 없었다.

오늘날의 중국은 더욱 이기기 힘든 나라로 떠올랐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괄목상대한 군사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그런 중국을 향해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우발적인 수준에서나 부주의한 방식으로 갑자기 충돌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는 보도다.

무모한 발언이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미사일 수천 기가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며 "전쟁이 나면 일본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맞받고 있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라면 정권 유지가 아무리 급하더라도 국민을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야 옳았다. 아베 총리는 자국의 '과거사'부터 뒤져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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