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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수 박사논문 표절 ‘논문 표절 사례집’ 수준

서남수 박사논문 표절 ‘논문 표절 사례집’ 수준

기사승인 2014. 0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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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 표절·재인용 표절·모자이크 표절, 이번에는 인용후 표절
11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1996년 동국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추가로 표절로 의심되는 곳들이 확인됐다. 사진 왼쪽이 서 장관의 논문, 오른쪽이 표절 대상이 된 원문이다. /자료=연구진실성검증센터 제공

아시아투데이 송병형 기자 = 논문 표절 사례집을 보는 듯하다. 11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1996년 동국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표절로 의심되는 부분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번에는 ‘인용후 표절’ 방식이 새로이 등장했다. 4일 아시아투데이가 보도한 ‘텍스트 표절·재인용 표절·모자이크 표절’ 등과는 구별되는 방식이다.

미디어워치 산하 연구진실성검증센터(센터장 황의원)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 장관의 논문 105페이지에서 112페이지에 걸쳐 ‘인용후 표절’이나 ‘텍스트 표절’로 보이는 부분이 곳곳에 나타났다.

105페이지의 “그러나 그 뒤 Stahl이나 Bahl에게 있어서는 법치국가는 국가의 목적이나 존립 근거와는 분리된 국가 활동에 관한 단순한 기술적이고 형식적인 방법의 문제로 이해되었다”는 문장에는 출처가 표시됐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의 ‘헌법이론과 헌법’(1989) 269페이지에서 270페이지 사이가 출처다.

하지만 이어지는 “즉 Stahl에 의하면 법치국가란 국가의 내용이나 목적에 관한 것이 아니라 국가 활동의 형식을 법으로 정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한다”는 구절은 출처가 없다.

뒤이은 “Bahl 역시 유사한 입장에서 법치국가란 일반 법원에 의한 사법적 권리 구제가 가능한 국가를 말하므로 본질적으로 사법국가를 의미하는 것이다”는 구절 역시 출처가 없다.

한 문장 건너 “그래서 O. Mayer는 법치국가란 ‘잘 정리된 행정법의 국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는 문장도 마찬가지다.

모두 허 교수의 같은 책 271페이지에서 272페이지 사이에서 발견된다. 269페이지부터 272페이지에 걸쳐 인용했으면서도 일부만 출처를 표시한 뒤 나머지는 자신의 견해처럼 꾸몄다는 지적이다. 전형적인 ‘인용후 표절’이라는 설명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 중 표절이 의심되는 부분들에 붉은 밑줄이 그어져 있다. 사진 오른쪽은 원문의 해당 부분이다. / 자료=연구진실성검증센터 제공
이 같은 방식의 표절은 계속 이어진다. 106페이지에서 2군데, 107페이지에서 1군데, 109페이지에서 1군데, 111페이지에서 3군데, 112페이지에서 1군데 ‘인용후 표절’로 보이는 문장이나 구절이 확인됐다. 모두 허 교수의 책 한 권에 집중됐다.

‘인용후 표절’ 사이사이에는 ‘텍스트 표절’로 보이는 곳도 발견된다. 역시 같은 책이 대상이다. 논문 105페이지에서 112페이지 사이에서 서 장관 본인의 견해를 발견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허 교수의 견해가 요약된 느낌이다.

표절로 의심되는 페이지는 2장 4절의 4분의 1에 달한다. 2장의 제목은 ‘국가주의와 반국가주의의 정치 이데올로기적 배경’이다. 연구의 틀이 되는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4일 아시아투데이는 서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텍스트 표절·재인용 표절·모자이크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페이지들 역시 모두 2장의 일부였다. ‘연구의 틀’ 상당 부분이 표절의 결과라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에서는 2장에 대한 검증을 마치는 대로 3장에 대한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 장관의 논문은 총 5장으로 구성됐다. 

검증센터 관계자는 11일 “현재도 계속해 표절로 의심되는 대목이 발견되고 있다”며 “확인 작업이 필요해 일부는 이번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인용후 표절이란

교육과학부(교육부의 전신)가 2011년 발행한 ‘연구윤리의 이해와 실천’에서는 인용후 표절을 ‘인용부호를 사용하고 출처를 표시했지만 인용부호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인용을 하는 경우’라고 설명돼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질적으로 더욱 나쁜 표절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도적으로 자신의 글처럼 위장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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