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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검찰총장에게 ‘엿’이 배달됐다지만…

[사설] 윤 검찰총장에게 ‘엿’이 배달됐다지만…

기사승인 2019. 09. 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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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앞으로 꽃바구니가 배달되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겐 엿이 배달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엿을 보낸다고 윤 총장의 검찰이 수사 강도를 낮출 리 만무하다. 다만 이런 행태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참지 못하고 이를 제시하는 사람들에게 테러를 가하거나 그게 어려우면 조롱이라도 퍼붓는 전체주의적 사고가 우리 사회에 퍼진 것 같아 걱정이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준비단에 꽃다발을 보내는 것은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으로 부적격이라는 다수의 국민들의 생각과 다를지 모른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설사 조국의 지지자들이 소수이더라도 얼마든지 그에게 응원의 꽃바구니를 보낼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믿는 다수의 국민은 이 소수의 지지자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들에게 테러를 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윤 총장에게 최근 많이 배달되고 있는 ‘엿’이 담긴 소포들은 그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엿 먹어라’란 욕과 은근한 ‘협박’을 보내는 셈이다. ‘반일 종족주의’란 책을 탄생시킨 연구요람인 낙성대연구소에 입에 담기 힘든 테러가 벌어졌었다. 이런 사태로 미루어보면 범법행위를 벌하는 ‘검찰’이었기에 테러는 엄두를 못 내고 그 대신 ‘엿’을 보낸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의사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래서 발음상 욕인 ‘18원’이나 ‘엿’을 보낼 수 있다. 물론 테러만큼은 검찰과 경찰이 철저하게 처벌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낙성대연구소에 가한 것 같은 테러는 허용될 수 없다.

‘18원’이나 ‘엿’ 보내기는 처벌의 대상은 아니다. 검찰은 보내온 엿을 모아뒀다가 부모의 응원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청소년의 ‘합격’ 기원에 쓰기 바란다.

윤 총장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일성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엿’을 보낸다고 꿈쩍할 것 같지는 않다. 윤석열 검찰이 과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도 엄정하게 해낼 것인지 국민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음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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