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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소 ‘안전수칙 인지’ 생명·재산 지키는 ‘방파제’

[칼럼] 평소 ‘안전수칙 인지’ 생명·재산 지키는 ‘방파제’

기사승인 2019. 01. 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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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
날씨 추워지는 11월~1월 평균 교통사고 10만건
정부, 2018년 8월 한파 자연재난 포함 '한파 종합대책 마련'
송창영 한양대 교수 1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
한파주의보가 발효되고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우리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역대급 폭염이라던 지난해 여름에 이어 살을 에는 북극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겨울철 안전사고에 대비해 한파, 대설, 풍랑, 조류 인플루엔자, 화재, 도로교통 사고 등 6개의 중점관리 대상 재난을 선정했다. 특히 요즈음 같은 시기에 한파는 가장 주의해야 할 중점관리 대상 재난이다. 주기적으로 닥치는 북극 한파는 야외활동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매서운 추위를 몰고 온다.

최근 한파는 현대사회에서 또 다른 형태의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8년 12월 4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지하에 묻혀 있던 온수 수송관을 파열시켰고, 파열된 온수관을 통해 100℃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와 265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한파로 시민들의 난방 사용량이 급증해 노후 배관 내 수압이 높아져 온수관이 파열된 것이 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날씨 추워지는 11월~1월 평균 교통사고 10만건

또 한파는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빙판길 사고의 원인이다. 2017년 12월 10일, 경기도 성남시 산성역 사거리에서 차량 24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2018년 12월 11일, 전남 장흥군 장등2터널 부근에서는 화물차 등 차량 17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교통공단 조사에 따르면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부터 1월까지 평균적으로 약 10만 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특히 한국교통안전공단 통계를 보면 빙판길일 때 사망자 수가 마른 도로의 2배 정도에 이른다.

요즈음처럼 영하 10℃를 넘는 시기에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낮 기온과 새벽 기온의 차이로 블랙 아이스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 특히 검은 아스팔트 위에 생긴 블랙 아이스는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동거리가 최대 14배까지 길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또 터널이 끝나는 지점이나 그늘진 도로면에서 블랙 아이스 현상이 일어날 경우 인명사고의 위험이 높아 운전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파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2018년 8월 30일 한파를 자연재난에 포함해 재난과 안전관리 기본법을 고치는 등 체계적인 한파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만으로 겨울철에 일어나는 모든 재난안전 사고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 2018년 8월 한파 자연재난 포함 ‘한파 종합대책 마련’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정부의 정책에 스스로와 주변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국민의 안전의식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안전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는 고양시 온수 수송관 파열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국민들 스스로는 집 앞의 눈을 치우고 겨울철 난방기 사용법을 숙지하는 등 다양한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통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실 평소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안전수칙들은 겨울철 재난 예방의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특히 그런 사소한 것들이 재난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부메랑이 돼 돌아온 후에야 그 중요성을 깨닫는 무지의 반복을 되풀이하고 있다.

재난 피해는 당사자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우리가 배우고 몸으로 익혀온 안전수칙들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으로부터 우리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수 있다. 우리가 귀담아 듣고 눈여겨본 안전수칙은 우리의 삶을 위험사회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는 훌륭한 방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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