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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여성 폐암 증가…전자담배 간접흡연도 원인(?)

비흡연여성 폐암 증가…전자담배 간접흡연도 원인(?)

기사승인 2019. 10.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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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담배보다 유해성분 적지만 반복·누적되면 건강 악영향 우려
일반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과 금연 수단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 및 사망사례가 발생하면서 유해성 문제가 재점화됐다.

일반담배 직·간접 흡연에 따른 유해성 연구는 많다. 하지만 전자담배 유해성 연구는 많지 않고, 전자담배 간접흡연 연구는 더 부족하다. 의료계에서는 반복적으로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자담배 흡연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비흡연여성 폐암 환자 증가…간접흡연 탓(?)

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다. 간접흡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증가하는 비흡연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이를 증명한다. 10일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여성폐암 환자는 2000년 3592명에서 2016년 7990명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2014년 기준 폐암 여성의 약 90%는 흡연 경험이 전혀 없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19세 이상 여성의 흡연율이 6.0%인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수치다.

이계영 건국대학교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소장은 “여성 흡연율이 낮음에도 전체 폐암 환자의 약 30%가 비흡연여성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 측은 간접흡연·미세먼지·라돈 등을 폐암 유발 원인으로 추정했다. 이 중 간접흡연의 폐해는 직접적이다. 타르나 니코틴, 벤조피렌 등 독성물질이 필터를 통해 여과되다보니 흡연자보다 간접흡연자가 더 피해를 볼 수 있다.

◇ 간접흡연, 만성신부전·고혈압 위험 높여

실제 일반담배의 간접흡연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는 많다. 인하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연구팀은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신부전증(만성콩팥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은 간접흡연이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병진 순환기내과 교수는 “남녀 모두에 해당하는 결과로, 짧은 시간과 적은 양의 간접흡연도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담배 연기의 노출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접흡연은 아이·청소년 건강에도 해롭다. 서울의료원 연구 결과 간접흡연을 경험한 집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집의 아이들 보다 천식·알레르기비염·아토피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 유병률이 더 높았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팀은 ‘청소년기의 직·간접적인 흡연과 이명 증상과의 관련성’을 제시하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조사 대상 청소년 중 17.5%가 이명이 있었고 이들 중 흡연 경험 청소년은 10.1%, 간접흡연 노출 청소년은 27.4%였다.

◇ 전자담배 간접흡연 유해 연구 ‘걸음마’ 단계

냄새가 없거나 향기가 나고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 탓에 최근 가정내 사용이 늘고 있는 전자담배 간접흡연도 비흡연여성 폐암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자담배에도 타르와 니코틴 등이 일반담배 못지 않게 들었다.

올 1월 유럽호흡기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자담배 연기는 일반담배 연기만큼 해롭지 않고, 전자담배 흡연자가 내뿜은 연기를 들이 마신 간접흡연자의 체내에 축적되는 유해물질 양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전자담배 간접흡연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경우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결과도 없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전자담배로 인해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비롯한 호흡기 계통의 질환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폐가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흡입했을 때와 비슷한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장성인 연세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전자담배 간접흡연에 따른 유해물질 1회 노출량은 적을 수 있지만 환기가 되지 않는 장소나 환경, 반복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노출의 경우 미량이라도 누적되면 일반담배 같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임산부·아이 앞에서나 집 등 폐쇄된 공간에서의 전자담배 사용은 흡연자나 간접흡연자 모두의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 간접흡연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종욱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전자담배 속에도 고온의 열을 가하면서 첨가물들이 화학적 변성을 거쳐서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나 기관지나 폐에 염증을 유발하는 수많은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다”며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전자담배 또한 건강에 좋지 않는 물질이 처음 흡연한 사람에게만 모두 침착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에 간접 흡연역시 직접흡연 만큼이나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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