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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매파 볼턴 NSC 보좌관 전격경질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 매파 볼턴 NSC 보좌관 전격경질 배경은

기사승인 2019. 09. 1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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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볼턴 사임 요구"...볼턴 "내가 사임 제안"
볼턴, 북한·이란·베네수엘라 외교정책, 트럼프와 대립
북 비핵화 협상, 국무부 주도, 유연한 접근방식 전환 전망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북한·이란·베네수엘라 등 외교 정책에 대한 이견이 원인이 됐다. 그의 ‘퇴장’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등 주요 외교정책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볼턴 보좌관(왼쪽 앞쪽)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북·미 정상회담 확대회의에 배석하고 있는 모습./사진=하노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북한·이란·베네수엘라 등 외교 정책에 대한 이견이 원인이 됐다. 이로써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3월 22일 임명, 약 1년 6개월 만에 하차했다.

그의 ‘퇴장’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등 주요 외교정책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 볼턴 보좌관 사임 경위 놓고 트럼프 대통령 - 볼턴 보좌관 트윗 ‘진실게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나는 지난밤 존 볼턴에게 백악관에서 그의 복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부 내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는 그의 많은 의견에 강하게 동의하지 않았다”며 경질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존에게 그의 사임을 요구했고, (볼턴 보좌관이) 오늘 아침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다음 주에 새로운 NSC 보좌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볼턴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지난밤 사임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이야기하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사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부정한 셈이다.

볼턴 보좌관
10일(현지시간) 경질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가운데)이 지난 5월 27일 일본 도쿄(東京)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사진=도쿄 AP=연합뉴스
◇ 매파 볼턴 보좌관, 북한·이란·베네수엘라 등 주요 외교정책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북 비핵화 협상 미 입장 변화되나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백악관 입성 후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외교정책에서 의견을 달리했다.

대북정책을 놓고도 크게 대립했다. 특히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중에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놓고 공개적으로 대립하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안 위반이라고 규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 이것이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을 걱정하게 했지만 나는 아니다”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아니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도 아니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나의 사람들 일부’는 볼턴 보좌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됐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장기적 적대국들과 대치가 한창일 때에 행정부의 정책과 인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란과 북한 문제에 있어 볼턴 보좌관을 공개적으로 약화시켰다”며 “최근 북한 미사일 시험이 유엔 제재 위반이 아니라며 부정확하게 말해 볼턴 보좌관을 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언급은 외교 정책에 대한 전투적(bare-knuckled) 접근으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과의 균열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석에서 볼턴 보좌관의 매파로서의 평판을 놀리며 그가 자신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농담했다”며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의 조정자인 볼턴 보좌관이 가끔 국방부·국무부와도 갈등을 빚어왔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일본이 보여준 극진한 환대를 이상한 방식으로 되갚아줬다”면서 볼턴 보좌관과의 균열도 다시 한번 노출됐고, 이는 그의 입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톱다운 대화’ 불씨를 살리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매파 볼턴 보좌관의 불협화음이 외부로 노출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양측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볼턴 보좌관이 영국 스카이뉴스에 “나는 국가안보보좌관이지 국가안보 결정권자가 아니다. 분명하게 대통령이 정책을 좌우하는 것”이라며 몸을 낮추기도 했지만 백악관에서의 ‘퇴장’은 막지 못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볼턴 보좌관의 사임으로 북한 등 주요 외교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국무부 주도로 진행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방식이 다소 유연하게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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