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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참여 아프리카, 잇따라 ‘빚 폭탄’ 떠안아

중국 일대일로 참여 아프리카, 잇따라 ‘빚 폭탄’ 떠안아

기사승인 2019. 03.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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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심장부는 물론 브라질을 축으로 한 중남미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旣) 참여 지역인 아프리카에서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이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을 통한 경제 성장을 꿈꾸다 잇따라 ‘빚 폭탄’을 떠안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아프리카 전역이 ‘차이나머니’의 댓가로 중국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쥐여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차관이 가장 많이 투입된 국가로 꼽히는 에티오피아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인접국 지부티를 잇는 철도 건설 사업에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부채 압박이 커지자 중국과의 부채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테쇼메 토가 주(駐) 중국 에티오피아 대사는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건설 사업과 관련해 양국이 부채 재조정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40억 달러(약 4조536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는데, 중국수출입은행이 29억 달러를 대출하는 등 중국이 대부분의 자금을 제공했다.

이 철도의 길이는 756㎞. 아프리카 최초로 전기를 이용한 국가 간 철도로 지난해 1월 1일 운행을 시작했다. 다만 운행 시작 이후 제조·수출업체의 낮은 이용률과 전력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에티오피아가 일대일로 참여국에 과도한 부채만 남기는 ‘빚의 덫’에 걸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에티오피아는 130억 달러의 중국 차관을 들여온 상태. 지난해 9월에도 철도사업 부채 상환 기한을 1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키로 중국과 합의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에티오피아 정부는 일대일로 참여와 관련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토가 대사는 “에티오피아는 여객과 화물운송 분야에서 잠재력이 큰 거대한 나라로서 이 철도는 에티오피아의 생산성 향상과 수출 확대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사업이란 항변인 셈.

에티오피아 뿐만 아니다.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대(對) 중국 부채가 많은 케냐에서는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수도 나이로비와 몸바사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이 진행됐다. 이 사업에는 중국 자본 32억 달러(약 3조6288억원)가 투자됐지만 저조한 이용률로 운영 첫 해에 1억 달러(약 11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케냐는 오는 7월부터 채무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잠비아의 경우 지난해 2월 기준으로 국채의 30%가 중국 정부 혹은 중국의 국영 및 상업은행에서 발생했다. 잠비아에 진출해 있는 중국 기업은 600개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들이 인프라 건설에 투자한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5360억원)에 이른다. 현재 잠비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루사카 국제공항 신터미널·코퍼벨트 신공항·타자라 동아프리카 철도 등 대규모 건설사업은 모두 차이나머니로 진행되고 있다.

아프리카 동부의 지부티는 2017년 대외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르면서 중국에 해군기지 건설을 승인했다. 중국은 2010년부터 지부티에서 항구·공항· 수도·가스 파이프라인·에티오피아로 연결되는 철도 등을 건설·지원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약 68조580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의 최대 경제 협력국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전역이 차이나머니의 댓가로 중국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쥐여주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빚의 덫 의혹이 서방 국가의 의도적인 비난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일대일로는 채무 함정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는 파이”라며 아프리카 채무는 중국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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