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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찬반 국민투표’ 돼버린 터키 지방선거,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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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찬반 국민투표’ 돼버린 터키 지방선거, 향방은?

김지수 기자 | 기사승인 2019. 03.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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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ey Haghia Sophia <YONHAP NO-0212> (AP)
사진출처=/AP, 연합
터키 전국 81개 주에서 오는 31일(현지시간) 광역단체장과 지역단체장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열띤 분위기 속에 약 5700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소로 향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에 대한 터키 국민들의 민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국민투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

알자지라와 블룸버그통신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해 새로 도입된 대통령 중심제 하의 첫 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터키는 2016년 개헌을 통해 정부 형태를 의원내각제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로 개편한 뒤 지난해 6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과 총선에서 승리하며 ‘술탄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터키는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2023년까지는 선거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일종의 ‘에르도안 찬반 투표’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터키가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면서 에르도안 정부 심판론이 주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리라화 가치는 곤두박질 쳤으며, 2018년 말 실업률은 13.5%로 9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일부 식료품 가격은 81%나 인상되기도 했다. 소비심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터키가 이처럼 경기 침체를 겪는 것은 근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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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터키 인구 8000만명 중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쿠르드족 유권자의 표심이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터키 선거판은 크게 2개의 주요 연대로 나뉘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과 극우 민족주의행동당(MHP)이 손을 잡은 여권 연대, 그리고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과 보수 성향인 좋은당(IYI)의 야권 연대가 바로 그것.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쿠르드족 등 소수집단을 대변하는 제2야당 인민민주당(HDP)이 남동부 일부 쿠르드족 강세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지역구 선거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나선 것. 여권 연대, 야권 연대와 달리 제3의 길을 걷던 인민민주당이 야권 연대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인민민주당이 이 같은 전략을 취하고 나선 것은 에르도안 정부가 디야르바크르·가지안테프·툰젤리·반·학카리·시이르트 등에서 자당 소속 단체장 100여명을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돼 있다는 혐의로 감옥에 가둬버리고, 그 자리에 관선 단체장을 앉혔기 때문. 터키 정부는 쿠르드노동자당을 테러 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인민민주당은 야권 연대에 힘을 보탬으로써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의개발당을 보다 효과적으로 견제하겠다는 계산이다. 인민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600만표 가까이 획득한 바 있다. 페르빈 불단 인민민주당 공동대표는 지난 23일 이스탄불의 지지자들에게 “인민민주당이 터키의 핵심 정당이 됐다”며 “우리가 바로 이스탄불 선거의 운명을 결정할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인민민주당 당원인 리드반 테킨(35)은 “공화인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면서 “내가 공화인민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현재의 (에르도안) 정부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 25년간 정의개발당의 텃밭이었던 수도 앙카라와 상업 중심지 이스탄불이 접전 양상으로 바뀌면서 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앙카라에서는 야권 후보인 만수르 야바스 후보가 3~4%P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도 정의개발당 소속의 비날리 옐디림 전 총리와 공화인민당 소속 에크렘 이마모글루 후보 간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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