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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끝나가지만…불안감에 고국으로 돌아오기 꺼리는 시리아 난민들

전쟁은 끝나가지만…불안감에 고국으로 돌아오기 꺼리는 시리아 난민들

김지수 기자 | 기사승인 2019. 07. 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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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서서히 종식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내전을 피해 외국으로 탈출했던 시리아 난민들은 여전히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국토의 약 3분의 2를 탈환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난민들에게 고국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난민들은 빈사 상태의 경제 상황, 만연한 부패, 징병·체포에 대한 우려, 공포 분위기 탓에 귀환을 꺼리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세 아이의 아버지인 시리아인 리다(29)는 레바논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의 고향 홈스(Homs)는 내전으로 폐허가 됐지만 고향을 등진지 7년이 지나는 동안 정부군이 이 지역을 탈환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한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리다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그는 현재 홈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군복을 입은 채 총을 들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지 얼마 안 돼 육군 예비역으로 징집, 고향으로부터 수백㎞ 떨어진 다마스쿠스로 보내진 것이다.

고향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리다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연줄이 있는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입막음을 당한 채 부당함을 견디거나 감옥에 구금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이상 레바논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온 자신의 결정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8년 동안 이어져 온 시리아 내전도 서서히 종식되고 있다. 북서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투가 격렬히 벌어지고 있지만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에 힘입어 국토 3분의 2에 대한 통제권을 탈환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각지로 흩어진 난민들에게 고국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난민 수용 국가들이 시리아 난민을 핑계로 해외 원조금을 빨아먹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집계에 따르면 내전이 어느 정도 안정된 2016년 이후 시리아로 돌아온 난민은 약 17만명.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 562만명 중 3%에 불과하다. 시리아 난민들이 귀국을 꺼리는 것은 폐허가 돼 버린 사회기반시설, 빈사 상태의 경제 상황, 군 징집에 대한 우려, 무작위적인 체포, 권위주의 정권의 서슬 퍼런 공포 분위기 등이 이유로 꼽힌다.

시리아 난민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꺼리자 이들을 대거 수용했던 터키·레바논·요르단도 골치를 썩고 있다. 유럽은 2015-2016년 대규모 난민유입 사태를 겪으며 사회 불안이 가중되고 반(反) 난민 정서가 기승을 부리자 이를 막기 위해 터키 등 3개국 지원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에도 이들 3개국 내의 반난민 정서는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국이 앞장서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적대심을 표출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압박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들은 이처럼 나라없는 설움을 겪고 있음에도 선뜻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리다는 시리아로 돌아온 뒤 가장 안 좋은 것은 이웃끼리 서로를 감시하는 ‘편집증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이웃 누군가가 당신 때문에 화가 났다면 정보당국에 밀고함으로써 당신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면서 “당신이 수천 개의 연줄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다시는 바깥 세상에 나타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사하르 만두르 연구원은 시리아로 돌아온 난민들을 추적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면서 마치 ‘블랙홀’처럼 어딘가로 빨려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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