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스라엘 드론, 레바논에 추락…對이란 공세격화에 레바논만 ‘불똥’

이스라엘 드론, 레바논에 추락…對이란 공세격화에 레바논만 ‘불똥’

기사승인 2019. 08. 26. 14: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Lebanon Israel <YONHAP NO-1985> (AP)
25일(현지시간), 드론 추락으로 파괴된 헤즈볼라 미디어센터 내부.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의 포스터가 보인다./AP 연합
오랜 기간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세가 심화하면서 레바논에까지 불똥을 튀고 있다.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양국의 긴장이 심화하면서 이스라엘발(發) 중동대전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랍뉴스는 25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드론(무인기) 폭발로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레바논 점령지 베이루트 상공에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친(親)이란 세력을 목표로 한 정찰용 드론 2대가 추락했다. 한 대는 아이들이 던진 돌에 무아와드 지역 주택가 건물 사이로 떨어졌으며, 첫 번째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번째 드론은 폭발물과 함께 추락해 헤즈볼라 미디어센터 건물 일부를 부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이번 사건이 레바논 주권에 대한 위반이자 ‘침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하리리 총리는 “새로운 침략은 지역 안정에 위협으로 다가오며 상황을 더욱 긴장으로 이끌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단체 헤즈볼라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는 25일 이번 사건이 “매우 위험한 사건”이라며 앞으로 레바논 상공에 뜨는 이스라엘 드론을 격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공습을 감행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사건 직후 하리리 총리에 전화를 걸어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모든 정당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맹도 성명을 발표했다. 레바논은 사우디·시리아·요르단·이라크·이집트·예멘 등과 함께 아랍연맹의 창립회원국이다.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거듭된 주권 침범 행위를 적극 규탄하는 성명을 통해 “아랍연맹은 이 미묘한 상황에서 레바논과의 연대를 확인하고 레바논의 안보·안정·시민평화 유지를 위해 조치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한다”고 전했다.

특히 레바논의 영공 침범은 2006년 8월 통과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01호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함의가 크다. 1701호는 당시 한 달 넘게 지속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휴전을 촉구하고자 합의됐으며 주요 내용은 국경선 존중 및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증강 등이다.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은 1701호의 명백한 위반을 들면서 아랍연맹은 당사국들의 안보 및 안정을 위해 갈등이 심화하지 않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최근 레바논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정기적으로 영공을 침범하자 유엔에 불만을 표출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 소식통은 레바논에 대한 드론 공격이 실수였다는 점을 밝히며 이란과 이스라엘은 아직까지 전면전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