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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가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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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가 던지는 메시지

황의중 기자 | 기사승인 2019. 07. 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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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낮아 국산화 발목…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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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출처=삼성전자
최근 일본 수출 규제로 불거진 고순도 불화수소의 국산화 문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됐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깎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꼭 필요한 소재다. 반도체 공정에선 99.9999% 이상의 고순도 불화수소를 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꼭 필요한 이 물질을 일본 기업(스텔라·모리타)에서 거의 전량 수입해왔다. 국내나 중국 업체 등도 불화수소를 만들지만 대부분 99.99% 이하 제품이다. 숫자만 보면 0.0099%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공정 후 발생하는 불순물의 양으로 치면 10배가 넘는 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쉽게 국내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 장관은 국내 중소기업이 충분히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이를 외면해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고,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역시 중국도 다 만든다”면서 “순도가 얼마인지, 또 공정마다 불화수소의 분자의 크기도 다른데 그게 어떤지가 문제”라고 해명했다. 최 회장은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가 나와야 하지만 국내에선 그 정도까지의 디테일은 못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화수소의 불순물 농도가 높거나 입자 크기가 균일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켜 반도체 불량률은 올라간다. 일본 수출 규제로 불화수소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음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대만·러시아산 불화수소를 곧바로 공정에 투입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주 5박6일간 일본을 방문했던 이재용 부회장과 16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18일 오후 귀국한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이 현지에서 소재 수급 사항을 점검한 것만 봐도 탈일본화가 당장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분명 없으면 반도체 생산에 지장을 받는 소재는 확실하지만 문제는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구나 구미·화성 등 불산 누출사고 이후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장을 건설하고 규격에 맞추기 위해서 소요되는 비용이 늘었다. 일본제를 쓰고 돈을 절약해 다른 분야 개발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란 생각을 경영진이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국산화가 필요하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반도체 부품 소재들은 고순도 불화수소 말고도 더 있다. 결국 주요 전략 물품의 국산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의 전공정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국가에서 만들고, 대기업·중소기업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번 일본 수출 규제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는 대한민국 경제의 명운이 걸린 산업이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이제서라도 정부·민간·학계가 함께 중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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