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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해외이전 막아라” 네덜란드 3.6조 투자

“ASML 해외이전 막아라” 네덜란드 3.6조 투자

기사승인 2024. 03. 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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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작전명 '베토벤' 대책위 꾸려
ASML 최근 '해외이전 고려' 폭탄발언
NETHERLANDS CHINA ASML
네덜란드의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업체인 ASML의 본사 건물. / EPA 연합뉴스
네덜란드가 28일(현지시간) 독보적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ASML 본사가 있는 에인트호번 지역의 인프라와 교육에 예산 25억 유로(약 3조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예산은 ASML 직원 4만2000여 명의 절반가량이 거주하는 에인트호번 지역 도로와 버스, 기차 등 교통망(網)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기술자들의 교육과 직업 교육, 주택 프로젝트에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작전명을 '베토벤'으로 정하고 대책위를 구성해 유럽 최고기업인 ASML의 국외 이탈을 막기 위한 세부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이런 대책으로 ASML이 네덜란드에 계속 투자하고 법이나 회계 상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본사를 국내에 유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조하는 ASML은 세계 반도체 주도권 쟁탈전의 한복판에 있다.

정부가 이런 특단조치를 내놓은 건 ASML이 최근 정부 정책을 이유로 본사 이전을 공개적으로 시사했기 때문이다. ASML은 특히 '반(反)이민 정책' 여파로 고급 인력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ASML은 네덜란드내 직원 40%가 외국인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는 이달 초 "우리가 네덜란드에서 책임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결론을 못 내렸다"고 말했다. 고숙련 이주노동자에 대한 세금 감면 종료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폭탄 발언'이었다.

이제 어디서, 어떻게 ASML이 성장을 지속해 나갈지는 4월에 이임하는 피터 베닝크의 후임자인 프랑스 국적 크리스토프 푸케의 손에 달렸다.

모니크 몰 ASML 대변인은 정부 조치에 환영을 표하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면 ASML의 확장계획에서 상당 부분은 네덜란드에 남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계획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정부와 협의를 걸쳐 우리의 확장계획을 결론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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