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씨 없는 과일, 호주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씨 없는 과일, 호주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4. 04. 29. 12: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24-04-29T12_34_49
호주에서 씨 없는 과일과 채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과 품종 개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호주에서 씨 없는 과일과 채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자국 농업의 미래 먹거리로 중점 육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29일 최근 자국에서 씨 없는 과일과 채소 육종 기술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모든 과일과 채소에서 씨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씨 없는 과일은 나무 꺾꽂이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씨 없는 과일 품종으로는 수박, 토마토, 포도가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오렌지, 레몬, 라임과 같은 감귤류 과일도 씨 없는 품종이 개발됐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씨 없는 품종으로는 달콤한 고추가 있다.

바나나의 경우 원래 씨가 적게 들어 있어 처음부터 나무를 꺾꽂이 재배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씨앗이 필요 없게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으로도 씨 없는 과일을 만들 수 있다면서 망고나 아보카도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품종 개량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호주 북부 농장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라이치의 씨 없는 품종을 개발 중이라면서 수년 안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헨리 퀸즐랜드대학 농업혁신 교수는 "씨 없는 과일과 채소 품종이 소비자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수 십년이 걸릴 수도 있는 씨 없는 품종 육성에 지금부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씨 없는 라이치의 경우 품종 개량에 20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씨 없는 과일의 품질이 담보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헨리 교수는 "현재 다양한 씨 없는 과일 품종이 개발 중이지만, 과일의 전반적인 품질을 손상하지 않고 실제로 소비자에게 배달할 수 있는지가 품종 개량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 없는 과일과 채소에 화학약품을 쓰기 때문에 건강에 유해하다는 세간의 시각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화학적 개입을 통해 만들어지는 씨 없는 열매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씨앗이 없기 때문에 영양분이 부족하다는 것도 잘못된 정보라며 치아로 씨앗을 으깨서 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섭취하지 않는 한 다른 열매와 영양성분에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씨 없는 과일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지 않는 것은 소비자 가격이 생산 비용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보니 파이크니 농업 컨설팅 회사 파마 전무이사는 씨를 제거한 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만, 재배자들 역시 그 혜택을 누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씨 없는 작물은 재배와 관리에 더 높은 노력이 필요하고 수확량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에 걸맞은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생산비용이 판매가격을 웃도는 상황에서 씨 없는 과일을 키우려는 재배자는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지불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이 씨 없는 과일 대중화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