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F20170325313001034_P2 1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 절차를 개시할 서한에 서명하면서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됐다. 영국 언론들은 앞으로 최소 2년간 진행될 탈퇴절차에 대해 보도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2019년 4월에는 브렉시트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연착륙을 위한 협상으로 가는 길은 벅차 보인다고 보도했다.

FT는 한 고위 EU관계자를 인용해 탈퇴협상이 결렬될 확률도 50%이상이라고 전했다. 협상 시한은 빠듯하고 사안은 복잡하다. 심지어 메이 총리는 지난 주 “나쁜 협상조건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낫다”고 말하며 하드 브렉시트 노선을 표명했다.

완전한 탈퇴협상에는 탈퇴조건을 담은 50조 탈퇴동의서와 전이 조항을 설명하는 부록, 미래 관계에 대한 뼈대 조항을 담은 정치적 합의서 최소 3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또한 영국과 EU는 2020년까지 영국이 약속했던 분담금 등 금융 부채 조건들과 영국 내 EU 시민권자 및 EU 내 영국 시민권자의 권리 문제도 합의에 이르러야 하는 데 양쪽 다 아주 어려운 문제다.

무역협상을 포함해 새로운 EU-영국 관계를 정의할 틀도 만들어야 한다. 유럽사법재판소의 사법적 관할 역할을 포함해 양측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국가보조금과 제품기준 시장 규제 등을 포함한 정치적 합의도 이뤄져야 한다.

무역 관계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스템과 국경관리를 도입하는 데만도 2~3년의 과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원산지와 상품 규격 등에 관한 복잡한 무역협상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새로 관세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측은 자국시장 개방이 그다지 협상조건으로 힘이 없다는 점에서 무역 협상서 애를 먹을 것이라고 FT는 봤다.

영국은 2019년 후에도 몇 년간은 과거와 비슷한 EU와의 무역관계가 유지되지만 영국은 스스로의 의견을 낼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으로 FT는 예측했다. 2019년 EU-영국 무역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영국 측이 EU가 해왔던 일을 대신할 감독기관을 세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분야에 있어 EU회원국들은 보다 강경 노선을 택하고 있어 영국 서비스산업의 핵심 영역인 금융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런던에 유럽기반을 둔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패스포팅 권한’(EU 역내에서 국경에 상관없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을 접고 탈(脫)런던 계획을 마련한 채 떠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FT는 만약 광범위한 협상이 합의가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면 양 측은 자체적으로 조건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령 EU는 영국민에게 일정한 권리를 보장해준다거나 영국은 EU에 관해 통관 절차를 느슨히하거나 특정한 EU규정을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기본적인 무역 관련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따를 수 있다. 영국은 항공기를 띄우거나 핵연료 에 접근하기 위해서 규제합의에 애를 써야 할 수 있다.

29일 메이 총리의 서한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브렉시트가 개시된다. 서한 전달 시간은 이날 오후 1시20분(한국시간 29일 오후 8시20분)으로 이때부터 브렉시트가 공식적으로 시작돼 2년간의 협상 기간을 거치게 된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13시 20분에 영국의 브렉시트 통보 서한이 팀 배로우 대사에 의해 나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서한을 전달받은 후 곧 준비된 답신을 공개하고 48시간 이내에 협상 가이드라인 초안을 EU 27개국에 제시할 예정이다. EU정상들은 내달 29일 특별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채택하게 된다.

양측의 협상은 오는 5월께 본격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EU탈퇴 규정을 다룬 리스본조약 50조에 의해 협상 기간은 2년이며 협상 타결에 실패하고 양측이 협상 기간 연장에 합의하지 못 하면 영국은 2019년 3월 29일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