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건설사 부도 압력 거세진다

기사승인 2008. 10. 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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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유동화증권 만기 도래 등 악재 수두룩
연말부터 건설업체들의 부도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미분양 적체에 따른 자금난 심화와 금융기관 신용경색,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 증권의 만기 도래가 그 이유다.

때문에 건설업체 부도가 부동산 시장과 실물경제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신중한 자금 회수와 근본적인 미분양 해소책으로 업체들의 자금난을 덜고 전면적인 전매제한 완화 등으로 주택거래를 활성화해 수요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23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7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주택 부동산정책의 6개월 평가와 향후 과제'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분양 적체 장기화로 부동산 PF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날 김 위원이 발표한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기진단과 정상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일반건설업체 79곳, 전문건설업체 171곳을 포함해 모두 25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9% 증가했다.

이같은 배경으로 김 위원은 우선 7월 현재 16만595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로 인한 주택 판매부진을 꼽았다. 주택경기 하강에 따른 기대심리 저하와 세계 경제침체, 고금리, 물가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약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것.

실제 상장 건설업체들의 재무분석 결과 업체들은 미분양 적체로 공사비 회수가 지연돼 지난 2006년부터 차입금이 늘고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하도급 업체들의 부도와 금융기관 대출금 상환 차질이 예상된다고 김 위원은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작용한다.

건설업의 경우 2/4분기 당기순이익이 215억원의 흑자를 나타냈지만 매출채권 등이 크게 늘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462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또 세계적 금융위기로 금융기관들이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업체들의 자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도 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올해 6월 현재 금융권의 부동산 PF금융 규모는 모두 97조1000억원으로 지난 연말 대비 6조1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이 총 대출의 24.1%를 차지하고 연체율도 14.3%에 이르고 있다.부동산 경기 호황과 금융시장 활성화로 부동산 개발 관련 PF대출과 유동화를 통한 자금유입이 크게 늘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 위원은 한국신용평가 보고서를 인용, 국내 31개 건설사 PF우발채무와 관련한 총 PF 보증규모는 약 42조원에 달하고 31개사의 재무제표에 계상된 차입금 14조원을 합치면 시공사에 직접 노출될 리스크 규모는 5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위원은 "국내 부동산 PF 등이 대부분 시공사 신용보강으로 진행됐지만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금융기관의 자금운용이 축소되면 이는 결국 건설업체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PF를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 증권(ABS, ABCP)의 만기가 오는 12월부터 내년 1/4분기에 몰려 있는 것도 부도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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