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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연말 구조조정 ‘칼바람’ 분다

건설업계, 연말 구조조정 ‘칼바람’ 분다

기사승인 2008. 12. 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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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원감축ㆍ감봉ㆍ명퇴바람까지
전문가 “인력 줄이기 마지막 수단돼야”

건설업계에 연말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 대부분이 감원과 감봉, 조직통폐합 등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가 누적된 미분양과 불확실한 대내외적 악재 속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중견건설업체인 우림건설은 이미 지난 8월 임직원 40여명을 감원한데 이어 지난 11월에는 기존 6부문 9본부를 7개 본부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간부와 영업조직 중심으로 70여명의 직원을 정리했다.

대우건설도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사에서 상무보 이상 임원 134명 중 26명이 재임용되지 못했고, 임원 승진은 18명에 그쳐 임원수가 8명(134→126명) 줄었다.

월드건설은 지난 11월부터 과장급 5%,차ㆍ부장급 10%,임원급은 15%씩 임금 삭감에 돌입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지난 10월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에게 미리 동의를 받아 이뤄진 조정”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자체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추진된 자구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 또한 본사 직원의 15~20%에 달하는 관리직 인원 300여명을 미분양아파트 해소 등을 위해 지방 사업장 등에 배치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할 태세다.

특히 주택 쪽에 치중한 지방 중소업계는 자금난 속에 부도위기를 맞거나 이를 피해 폐업 쪽을 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일부 중대형건설사들의 경우 본사 인원을 줄이기 위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던 적이 있어 직원들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며 “올해 겨울이 건설사들에게 가장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는 많은 인력들이 관련 기업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전 업계가 몸집을 줄이고 있어 이직이 쉽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지금 상황에서 자진 사표를 내는 사람들은 믿을 구석에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도 정작 나가야 할 사람은 나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푸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숙련된 인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유연한 대응과 질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업체인사관리자협의회 김종섭 회장은 “구조조정이란 현재의 생존과 함께 미래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며 “사람을 재산으로 여기는 건설사가 감원이란 극한 상황까지 이르게 된 건 그만큼 건설업계가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파이를 늘리는 게 한계가 있다면 이를 적절히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의 필요한 인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임금동결을 먼저 실시하고 그러다 어려워지면 임금삭감의 방법을 쓰되, 인력 구조조정은 정말 어려울 때, 마지막 카드가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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