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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야구 약체’ 몽골·파키스탄·홍콩, 열정은 메이저리그급

‘AG야구 약체’ 몽골·파키스탄·홍콩, 열정은 메이저리그급

기사승인 2010. 11. 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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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진 기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에는 모두 8개 나라가 출전했다.

현재 두 개 조로 나뉘어 벌이는 예선 리그 경기가 한창이다. 한국은 대만, 홍콩, 파키스탄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A조에는 일본과 중국, 태국, 몽고가 속했다. 이 가운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팀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세 나라 뿐이다. 개최국 중국도 야구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시아 정상권과는 실력차가 있다.

나머지 참가국 몽고와 파키스탄, 홍콩, 태국은 수준이 더 떨어진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물론 열악한 환경까지 아시안게임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열정만큼은 우승후보들과 어깨를 겨룰 정도다.

몽골 대표팀은 방망이 한 자루를 들고 광저우에 도착했다. 나무 방망이는 잘 부러지는데다 가격까지 비싸 여분의 방망이를 마련하지 못 한 것.

부러질 염려가 없는 알루미늄배트를 사용해온 몽골 선수들은 지난 14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신주단지 모시듯 나무 배트를 다뤘다. 자칫 배트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다음 선수가 맨몸으로 타석에 서야 했기 때문이다.

몽골 대표팀의 분투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24명 엔트리 절반인 12명의 ‘소수정예’만 광저우에 왔다. 또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 50시간 가까운 기차 여행도 마다하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중국에 0-15 콜드게임패한 몽골이지만 당분간 방망이 걱정은 덜게 됐다. 몽골의 사정을 들은 아시아야구연맹(BFA)이 다른 회원국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필요한 만큼의 배트를 구해 줬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사정도 몽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파키스탄은 몇 해 전부터 한국과 BFA 등에서 지도자와 장비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올해 한국에서 황동훈 전 동국대 감독이 파키스탄에 지도자로 파견됐다. 황 전 감독은 야구공과 배트, 글러브 등 장비를 갖고 현지에 가서 야구를 전파하고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파키스탄은 황 전 감독이 지원한 장비 일부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들고 나왔다. 선수단도 규정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고 18명만으로 팀을 꾸렸다.

형편은 괜찮지만 야구 실력 너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홍콩은 한국전(14일)에서 0-15로 패했다. 한국의 중학교 실력에 불과한 홍콩은 안타 3개를 때린데 만족해야 했다. 선발 투수의 직구 구속도 120km대의 ‘아리랑 볼’이었고 제구 역시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을 접한 경험이 거의 없는 한국 대표팀이 경기 초반에 고전하면서 관중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날 대만과 경기에서 홈런 두 개를 폭발시켰던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포물선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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