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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은 선택 아닌 필수

[기고]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은 선택 아닌 필수

기사승인 2011. 05. 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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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호 행복 공동체 대표/홍진씨엔텍(주) 대표이사
 김송호 행복 공동체 대표/홍진씨엔텍(주) 대표이사
[아시아투데이=전혜원 기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제안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초과이익 공유제가 시장 경제 논리에 어긋난다면서, 사회주의 논리를 자본주의 경제에 적용하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반면 정부에서는 대기업의 이익은 커져가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고사하는 현상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논란은 문제 인식에 대한 출발점부터 잘못돼 있고, 해결책도 잘못 제시돼 있다고 보여 진다. 왜냐하면 시대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동반성장 내지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대한 다툼의 저변에는 대기업은 ‘갑’이고 중소기업은 ‘을’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함부로 대해도 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무조건 잘 보여야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는 기업들이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지금 세계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사회를 넘어 공감사회로 넘어가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큰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우위에 서는 것이 당연했다. 즉 자본이 적은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열등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을’의 위치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식정보화사회로 넘어오면서 소비자들에게 권력 이동이 시작됐고, 공감사회로 넘어오면서는 SNS로 무장한 집단지성(Smart mob)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중동의 민주화 열풍이라든가, 애플이 부상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깔려 있다. 따라서 지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갑’과 ‘을’의 위치에 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갑’의 위치에 서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같이 ‘을’의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공감사회에서의 시대적 변화를 가장 잘 활용해서 성공적인 전략을 실행해 나가는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공감사회의 절대적 권력자인 소비자들, 특히 집단지성에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최고의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다. 즉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애플이 직접 만들고 콘텐츠를 제외한 다른 요소들, 부품과 제조는 아웃소싱을 통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애플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에 맞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쟁사인 삼성의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 최고인 삼성의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이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이 삼성 반도체를 계속 사용할 것이냐의 여부는 삼성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품을 계속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도 이런 상호이익과 철저한 경제논리에 의한 관계가 돼야 할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시혜를 베푸는 관계가 아니라 진정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돼야 앞으로의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세계 최고의 부품을 만들어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다시 말해 중소기업은 현재와 같이 대기업의 수직 계열화 구조에 단순히 끼여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반면에 대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로 자신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즉 진정으로 중소기업을 위하는 길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 주며,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가차 없이 도태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해 공감사회 권력자인 최종 소비자, 즉 집단지성에게 최고의 콘텐츠를 제공할 때 한국 경제는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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