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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천연 방파제 없애고 건립”

“후쿠시마 원전, 천연 방파제 없애고 건립”

기사승인 2011. 07.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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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mg_1502459

[아시아투데이=조은주 기자] 지난 3월 대지진과 쓰나미로 방사능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착공 당시 '천연 방파제'를 깎아내고 건설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이 1967년 일본 정부에 원전 건설을 위해 제출한 신청서를 인용해 원전 부지의 해발 표고가 35m였지만 여기서 25m 높이의 지표를 깎아내 발전소는 해발 10m 높이에 자리 잡았고 결국 15m 높이의 해일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WSJ가 입수한 건설 신청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하의 암반 위에 직접 원전 건물을 배치함으로써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고 바다로부터 필요한 자재·장비의 수송을 쉽게 하며 냉각수 순환을 원활히 하는 등의 이유로 원전 부지의 표고를 낮췄다.

특히 도쿄전력은 1000쪽 이상의 신청서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지진 대비책에 할애했고 암반 위에 발전소 건물을 지은 이유 또한 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신청서에서 해일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반면 후쿠시마 제1원전과 해안선을 따라 나란히 자리잡은 후쿠시마 제2원전이나 오나가와 원전은 1970년대에 건설될 때 상대적으로 해발 표고가 높은 부지에 지어졌으며, 이는 지난 3월 지진해일이 덮쳤을 때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배경이 됐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조사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오이케 가즈오 전 교토대 총장은 이에 대해 "사람들이 '땅을 뜯어고친다'는 개념에 매료됐던 고성장 시대의 전형적 행동"이었다고 풀이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원전 부지의 높이 문제가 "여러 요인 중 하나였지만 유일하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며 "중요한 것은 원전이 암반 위의 튼튼한 기초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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