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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평가 좋은 에너지·자원 공기업 사장 오히려 교체

경영평가 좋은 에너지·자원 공기업 사장 오히려 교체

기사승인 2011. 09. 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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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인사 원칙 없는 고무줄 잣대"… 청와대 인사비서관 전횡 비판도
송영택 기자]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내세우고 있는 공정사회 지향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공기업 인사가 자행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실시한 경영평가와 청렴도 조사에서 상위에 오른 에너지·자원기업들의 사장은 교체되는 반면 그보다 못한 사장은 연임되는 상황이 반복돼 인사 기준과 원칙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7일 지식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평가와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른 한국남부발전의 남호기 사장은 연임이 불발됐지만 경영평가 2위와 3위를 한 한국동서발전(사장 이길구)과 한국남동발전(사장 장도수) 사장은 연임이 확정됐다. 이번 인사대상에 오른 발전 3사의 사장 임기는 10월 27일로 동일하다.

발전 3사는 앞서 지난달 19일 지경부로부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라는 통보를 받아 이를 추진했다. 그러나 동서발전은 지난달 23일, 남동발전은 지난 2일 임추위 진행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다시 받았다. 즉 두 기관은 사장이 연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는 5일 자료를 통해 "업무의 전문성과 사업의 계속성 등을 고려해 동서발전과 남동발전 사장에 대해 연임을 건의키로 했다"며 "정부는 경영실적이 우수한 경우에는 사업의 계속성 등을 감안해 앞으로도 연임을 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석유공사(사장 강영원),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김종신),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정승일) 사장이 연임됐고, 뒤이어 한국가스공사(사장 주강수) 사장도 연임이 확정됐다. 


이때마다 지경부가 내세운 것은 "새로운 사장이 글로벌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보다 기존 사장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실적이 괜찮은 사람은 연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2년 연속 앞서 연임된 기관들보다 경영실적이 우수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등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에너지·자원공기업 중에 한전 사장만이 교체가 됐다. 

또 남부발전은 지난해 한국전력이 발전사 6개사를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서 발전원가절감, 설비신뢰도, 전기품질향상, 정부권장정책, 청렴도지수 등 계량지표(70점)와, 사장리더십, 경영성과, 경영시스템(30점) 등 비계량지표를 합한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여기에 남부발전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711개 기관중 9.56점으로 1위를 달성했다. 711개 공공기관 청렴도 평균점수는 8.44점이었다. 특히 남부발전은 5개 발전사 가운데 최초로 매출 5조원 달성을 하기도 했다. 사장 교체의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반면 연임이 확정된 두 발전사는 감사원과 총리실로부터 최근 인사와 윤리경영 부문에서 지적을 받았다.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은 취임 뒤 전 직장이었던 삼성코닝 출신자를 계약직으로 특별채용 했다가 일반직 직원으로 전환하는 등 인사규정을 무시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 6일 이런 내용을 최중경 지경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향후 인사자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길구 동서발전은 노동조합과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회사 노조는 이 사장의 퇴임을 요구하며 한달 이상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농성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발전산업 노동조합은 "청와대가 동서발전 이 사장을 연임시키려 하는 것은 단 한가지 청와대 김명식 인사비서관이 이 사장과 같은 영남대 출신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인사가 공정성 도덕성과 무관한 전형적인 '영남인맥 인사' 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동발전 사장도 영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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