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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우승 앞둔 삼성의 행복한 고민

정규리그 우승 앞둔 삼성의 행복한 고민

기사승인 2011. 09. 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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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 기자] 선두 삼성 라이온즈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주말 홈에서 열린 넥센과의 3연전 27이닝 동안 단 한 점도 허용치 않으면서 최근 4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1' 로 줄였다.

앞으로 9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삼성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삼성의 정규리그 1위 확정은 9월 5번째주에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주중 경기가 모두 원정에서 펼쳐져 정규시즌 우승 행사를 마음껏 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9월 5번째주 일정을 살펴보면 삼성은 27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 2연전을 치른 뒤에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문학에서 SK와 3연전을 갖는다. 삼성이 홈 그라운드인 대구로 돌아오는 날은 개천절인 10월 3일. 홈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릴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홈이든 원정이든 소중한 1위 자리라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아무래도 홈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게 마음이 편하다. 홈팬들 앞에서 마음껏 소리지르고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지으면 우승 행사도 상대팀의 눈치를 봐가며 해야 한다.

삼성은 잠실과 인천으로 이어지는 원정 5연전에서 우승 행사를 할 것에 대비,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만들었다. 요란하게 환호성을 지르기는 힘들지만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류중일 감독의 부임 첫 정규시즌 1위를 축하하는 헹가레를 팬들 앞에서 선사할 예정이다.

프로야구 30년 역사 동안 의미있는 장면을 장면을 많이 연출한 삼성은 웬만한 축하 행사를 홈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 1999년 이승엽이 43호 홈런을 터뜨리며 한국프로야구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장소는 대구구장이었다. 더불어 2002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일궈낸 장소도 대구구장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승엽이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 56호를 터뜨린 장소도 대구였고, 양준혁의 홈런 통산 신기록인 341호를 터뜨린 장소도 마찬가지로 대구였다.
물론 타구장에서 터뜨린 신기록도 있었다. 양준혁의 통산 2000안타는 잠실 두산전에서 나왔다. 당시 두산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흔쾌히 양준혁의 2000호 안타 축하 행사를 허락했다.

더불어 삼성이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면 마지막으로 1위를 차지했던 2006년 이후 5년만에 쾌거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정규리그 우승은 그렇게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프로야구는 오직 한국시리즈 우승팀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는 2008년부터 정규리그 1위에 오른 팀에게 우승 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정규리그 우승팀에게는 포스트시즌 배당금이 더 많이 분배되는 등 많은 메리트가 주어졌다.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2008년부터 1위 자리는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몫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삼성이 1위를 확정짓는다면 사실상 팀 창단 후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삼성의 첫 번째 정규리그 우승은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이루어졌다. 당시에도 그들의 우승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성 선수단이 당당히 우승 타이틀을 목에 걸고 한국시리즈 준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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