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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과거 10년과 미래 10년은?

대한민국의 과거 10년과 미래 10년은?

기사승인 2011. 10.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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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펀더멘트 크게 개선됐지만 앞으로의 숙제도 많아
정해용 기자] 10년 전 대한민국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누구나 뜨거운 월드컵의 함성과 4강 신화를 기억한다.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며 축구로 그라운드에서 기적을 일으켰던 대한민국의 2002년이 꼭 10년 전이다. 

지나간 10년을 돌아보면 국내 경제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특히 취약했던 경제의 기초체력이 글로벌 경쟁력증진과 기업재무건전성 강화, 제조업 분야의 수익성 개선 등으로 강화됐다.
 
2003년 카드대란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파고를 겪으며 얻어낸 성과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경제가 풀어야할 숙제는 많다. 

대외 불안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빨간 불이 켜지는 외환관리와 환율 급등 등의 문제, 그리고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한 경기활력 둔화라는 문제점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 

한국 기업들과 은행들은 지난 10년간 많은 성장을 했다. 

우선 한국기업의 글로벌 약진은 눈에 띈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IT산업의 놀라운 성과와 함께 전통적 ‘굴뚝산업’인 자동차, 철강, 조선, 화학 등 한국기업의 위상이 전세계적으로 한단계 올라갔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한국의 2000대 기업 총 매출액은 815조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1711조원으로 2배가 넘게 상승했다. 

당시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현대종합상사는 41조원의 매출액을 보였지만 2010년 최대매출의 삼성전자는 11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려 3배이상의 거대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세계적 경제지 포춘지의 ‘글로벌 500’에 선정된 한국기업은 2000년 11개사에 최고순위는 92위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4개사 22위까지 상승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취약했던 한국기업의 재무구조도 같은 기간 크게 개선됐다. 

부채 비율은 2000년 203.5%까지 올라갔었지만 2010년 101.1%로 개선됐다. 

기업지불능력을 보여주는 유동성비율 역시 2000년 84.6%에서 2010년 117.1%로 올랐다.

금융사들의 성장도 괄목할 만 하다. 

총 자산 300조원이 넘는 금융지주가 3(우리, KB,신한), 200조원 규모가 1(하나)탄생했다. 

올해 상반기 우리, KB,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익은 5조6195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형화됐다. 

이제 이들 금융지주들은 국내시장은 좁다는 듯 해외로 눈을 돌리며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2번의 재앙, 가혹했던 카드사태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좋은 시절만 보낸 것은 아니다. 

가혹했던 2번의 재앙인 2003년 카드대란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는 규제보다는 자율과 시장경쟁을 통한 효율을 통한 성장을 추구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는 침체된 경기 부양책으로 신용카드라는 ‘카드’를 꺼내드는 악수를 뒀고 이는 카드대란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70만원이던 현금서비스의 월 이용 한도를 폐지하며 카드 대출이 확산되도록 부추겼던 것. 

이 조치 이후 신용카드를 통한 현금서비스 총액은 1998년 10조원대에 불과했던 것이 2002년 하반기 60조원으로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민간소비 가운데 카드결제 비중은 2000년 24.9%에서 2002년에는 45.7%까지 올라가며 2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라갔다.

경제활동인구 6명 중 1명이 신용불량자(400만명 추산), 신용불량자의 70%는 다중 채무자,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이 더 많은 국가가 10년 전 한국경제의 현주소였다. 

카드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이었다면 5년 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불어닥친 태풍이었다. 

2008년 9월 세계적 투자은행(IB)이던 리먼브라더스는 속절없이 무너졌고 그 후폭풍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경제를 뒤흔들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리먼 파산 다음 거래일인 16일 50.90원 상승하는 등 1500원 선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지수는 3개월도 못돼 반토막나는 수모를 겪었다. 

◇앞으로의 10년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다시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불안에 국내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장기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국내 경제 중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외환쪽이다"며 "2008년 위기 이후 선물환 규제, 거시건전성부담금 등을 도입해 이 부분을 강화했지만 충분한 조치였는지 아니면 더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여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조언했다. 

백인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외환시장의 규모가 선물환거래 기준으로 1일 50~60억 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다”며 “외환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이 외부변수에 요동치는 것은 외국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큰 데 기인하기 때문에 시장규모를 키워 외인 자본들의 영향력을 희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노동력 공급 부족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허재준 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이제 5년밖에 안 남았다"며 "향후 10년 후에는 노동력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고 2030년에는 2%후반 대의 성장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에서도 300만명의 노동인구 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노동자들을 국내로 유입시키는 문제, 출산 장려 정책 등이 복지의 문제를 넘어 경제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한 절실한 해결과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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