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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기름값, 정부와 카드사만 웃는다

불붙은 기름값, 정부와 카드사만 웃는다

기사승인 2011. 10.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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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폭등에도 원유가 130달러 미달로 유류세 인하 검토 없어
양정우 기자] #김상준씨(31)는 올해 초 장만한 생애 첫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놨다. 최근 기름값 상승으로 부천에서 직장이 있는 강남까지 출퇴근에 드는 기름값만 월 50만원을 넘나들자 도저히 이를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의 가격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기준 전국 보통 휘발유가격은 ℓ당 1991.28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름값은 지난달 4일(1933.21원)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숨가쁘게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가격도 24일 최고가인 2067.26원을 기록하며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원유가와 환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월 들어 국내 기름값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가가 내려가면 환율이 상승하고 환율이 안정되면 현물가가 오르는 모습을 반복하며 기름값 하락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정부의 유류세수와 카드사의 수수료는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올해 10월 셋째주 휘발유의 관세 및 수입부가금은 ℓ당 42.15원. 지난해 10월 첫째주의 33.66원에 비해 ℓ당 10원 가까이 상승했다. 일본의 경우는 원유 수입에 대한 관세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 현재 기획재정부가 유류세 중 탄력세의 조정 시점을 두바이 원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가 지난 2008년 3월 유류세 인하를 감행했을 당시 두바이 원유가는 140달러, 국내 휘발유가는 1950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현재 두바이 원유가는 100∼110달러 선을 유지하는 반면 휘발유가가 1990원 이상으로 치솟은 상태다. 

결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기름값은 현재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유류세 인하의 기준인 원유가가 100달러 선에 머물러, 현재 유류세 인하는 검토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박수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당시에는 유가가 워낙 단시간에 급등했었고, 이후 세수 감소와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한 인하폭을 고려했을 때 유류세 인하가 성공적이 못했다는 비판이 많았다"며 "현재 기준인 130달러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 챙기기도 만만치 않다. 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유류세분 카드수수료는 2006년 2182억원에서 2010년 3232억원으로 5년 동안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 24일 소비자시민모임 주최로 열린 '주유소 카드 수수료 인하' 세미나에서는 기름 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세에 대한 카드수수료만 공제해도 휘발유 값을 ℓ당 15원 가량 인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10월 첫째주 휘발유 가격인 1965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카드수수료는 1.5%로 29.5원의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여기서 유류세분을 제외한다면 ℓ당 15원 가량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병철 경기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주유소 유류세분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면제할 경우 국민부담은 연간 3315억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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