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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수놓다-자수명장 김현희전’

‘복을 수놓다-자수명장 김현희전’

기사승인 2012. 01. 0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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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갤러리 2012년 신년기획전
주진 기자] 한국규방문화를 보여주는 한국의 보자기는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 여인의 정성과 노고, 멋과 웃음, 때로는 시름과 한이 담긴 종합 예술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보자기를 가리켜 ‘무엇이나 싸이고, 어디서든 풀어낼 수 있는’ 보자기를 서양의 가방문화와는 다른 동양의 독특한 문화로 해석한 바 있다. 오랜 시간 하찮은 물건으로 여겨져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던 옛 보자기는 이제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로 널리 주목받고 있다.

일생 동안 한국의 보자기를 재현하고 재창작하는 데 힘써온 자수명장 김현희 선생이 서울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1월 6일부터 29일까지 자수전 ‘복(福)을 수(繡)놓다’를 갖는다.

조선시대 궁중 수방나인에게 직접 사사한 윤정식 선생의 대를 잇는 김 선생은 1986년부터는 보자기에 집중하면서 한국 보자기 자수 분야의 대모로 불린다.

그가 수놓는 자수보는 너무나 치밀해 바늘땀이 0.5mm도 안 될 정도로 촘촘한데,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은 그의 솜씨를 ‘신이 내린 솜씨’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김 선생은 1992년에는 보자기로 한국전승공예대전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1994년에는 한국전승공예대전에서 ‘화문수(花紋繡)조각보’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수보와 조각보를 결합한 것으로 가로 세로 4.5센티미터짜리 청백 비단 조각 128장을 이은 뒤 그 위에 화병을 수놓은 작품으로 조각천을 이은 솜씨가 하도 정교해서 마치 그렇게 짠 천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7년이 되서야 우여곡절 끝에 자수명장으로 지정된 그의 보자기는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느껴지는 창작 보자기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선과 면의 분활, 직선의 멋, 컬러의 조합 등모던하고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

 자수명장 김현희 선생
그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미국이나 독일, 캐나다, 스위스 같은 외국 퀼트계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온리 슈나이더 주한 미 대사부인이 그의 작품을 구매한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 하버드대 박물관, 시애틀박물관에도 소장돼 있다. 1999년 일본에서 낸 그의 작품집은 무려 1만부가 팔려나가는 경이적인 사건을 기록했고, 현재 그곳 고등학교 가사 교과서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을 만큼 그의 조각보는 탄탄한 작품성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계기로 그는 한국의 보자기를 좀더 많이 알리고, 우리 것을 세계화시키겠다는 더 큰 꿈을 품게 됐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일생의 꿈과 희망이 담긴 귀주머니, 복주머니, 수저집을 비롯, 병풍과 흉배 등 선생의 초기 자수 작품부터 보자기에 천착하기 시작하면서 전통이 재현된 수보와 현대 추상화처럼 보이는 추상수보, 조각보 등 약 5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롯데 에비뉴엘에선 1월 6일부터 2월 29일까지 작가의 정신과 기법을 이어받은 제자 15명이 함께 참여하는 김현희 자수보자기연구회전이 열린다. (02-726-4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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