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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보라속 현대판 성냥팔이 맨발소녀 따뜻한 보금자리로..

눈 보라속 현대판 성냥팔이 맨발소녀 따뜻한 보금자리로..

기사승인 2013. 12. 1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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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의 주인공은 대전선화파출소 이을수 소장과 직원들
이을수 선화파출소 소장이 본 기자에게 그날  일어난 일에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미자 기자
대전/아시아투데이 정미자 기자= 눈보라를 뚫고 맨발로 파출소로 찾아온 한 소녀가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얻게 돼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날씨인 지난달 28일 아침 7세 어린 소녀가 잠옷 바람에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대전선화 파출소(소장 이을수)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이의 이름은 노○○양(7세)으로 이날이 대전선화파출소와는 세 번째 인연이다. 처음은 아이엄마의 아이 미 귀가신고로 알게 되었고 두 번째는 길을 잃고 헤매는 아이를 주민이 신고해 수소문 끝에 어렵게 현 거주지인 고시원을 찾아 데려다 주었다.

이날 선화파출소 이을수 소장과 직원들은 우선 아이의 꽁꽁 얼은 발을 닦아주고 녹여주며 따뜻한 털 신발을 사 신겨 점심식사를 함께한 후 파출소 숙직실에 머물게 하며 관내 유치원에서 학습지를 구해 공부도 가르쳐주고 저녁시간이 되어 고시원으로 데려다 주었다.

아이 엄마를 만나 사정 얘기를 들어보니 타 지역에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무작정 아이와 단둘이 이곳으로 왔지만 형편이 어려워 끼고 있던 반지를 팔아 고시원에 임시 거주하게 되었으며 식당에서 임시 일을 하러 다니는데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혼자 고시원에 두고 다닐 수밖에 없어 아이가 나가면 길을 잃을 까봐 신발도 감췄다고 말했다.

이 소장과 직원들은 모녀의 사정이 딱하고 남의일 같지 않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증 마침 관내 저소득 모자가정을 일정기간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경제적,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모자원이 있어 입소과정을 알아보니 구청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소장은 은행선화동 주민자치센터 송병옥 동장을 만나 담당자와 면담한 결과 입소가능하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아이엄마가 식당일을 나가는 시간에는 아이를 파출소에 맡기라고 했다.

아이는 아침에 파출소로와 2층 숙직실 방을 사용하면서 TV도 보고 학습지 공부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사무실에 민원인이 없는 조용한 시간에는 직원들이 유치원에서 구해온 교재 내용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대전 선화파출소장과 직원들이 이사를 마치고 파출소 앞에서 모녀의 행복한 가정을 위해 화이팅하고 있다. /사진-=정미자 기자
이을수 소장은 직원들과 모자를 도와주고 싶다고 의논하고 직원모두 기쁨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특히 정용선 대전경찰청장 부임이후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만들기’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ㅎㅎㅎ운동’의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주자는 의견을 모아 파출소 경찰관과 선화파출소 협력단체인 생활안전협의회 에서도 연말연시 송년회 계획을 변경해 간소하게 하기로 결정하고 적극 동참해 84만원을 모금했다.

그러던 중 중구청에서 모자원 승인이 결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엄마와 모자원을 방문했더니 단독세대로 거주기간은 3~5년까지 생활할 수 있고, 전기료와 가스비만 납부하면 된다고 했다. 퇴소시에는 지원정착금 400만원과 기초수급 신청시 모녀가 월 40만원정도 받을 수 있으며 사무실 2층에는 아이들의 공부방도 있어 아이를 맡겨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사하기에는 살림살이가 전혀 갖춰지지 않아 생활안전협의회와 소비자모임 안경자 회장, 중앙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등이 전기밥솥과 쌀, 학용품, 생활용품, 의류, 선화파출서는 TV와 냉장고에 ‘꿈과 희망을 가지면 행복합니다’라는 스티커를 부착해 이사하는 지난 6일 차량에 전부 싣고 모자원으로 이사했다.

또 TV와 냉장고를 사고 남은 현금20만원도 전달하고 아이를 사랑으로 잘 보살피고 아이가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 나중에 어려운 사람을 보았을 때 베풀어줄 것을 당부했다.

정용선 대전경찰청장은 이 미담을 듣고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글을 읽은 한 사업가가 아이엄마를 본인회사에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대전선화파출소 이을수 소장은 “우리파출소직원들 모두 ‘ㅎㅎㅎ운동’의 행복한 가정을 위해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베풀고 모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소녀가 힘든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잘 성장해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나눌 줄 아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며 “이번사례는 아이가 엄마를 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대전선화파출소 이백술 경위가 대전 은행동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려는 30대 남성을 목숨 걸고 구조해 형에게 안전하게 인계해 주었다.

나 살기도 바쁘고 각박한 힘든 현대 사회 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대전선화 파출소 이을수 소장과 직원들이 자선남비며 사랑의 열매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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