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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월세 물건 줄자, 세입자끼리 출혈 경쟁?

대학가 월세 물건 줄자, 세입자끼리 출혈 경쟁?

기사승인 2014. 0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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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셋집 계약 희망자끼리 보증금·월세 올려주는 경우 발생
집주인들 일정기간 두고 경쟁입찰방식으로 계약 진행
#. 월셋집을 구하던 신모씨(31)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같은 월셋집을 놓고 계약 희망자끼리 경쟁적으로 월세를 올려준다고 의사를 밝혀 일주일새 월세가 10만원이나 더 올랐기 때문이다. 집주인도 계약을 하지 않고 경쟁을 부추겼다. 결국 신씨는 해당 월셋집을 포기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월셋집 구하기 전쟁이 일고 있다. 월세 공급물량이 감소하자 계약 희망자들끼리 경쟁적으로 월세를 올려주는 이른바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9일 “봄 이사철을 맞아 일부 대학가를 중심으로 월세 공급물량이 감소했다. 이들 지역에서 뒤늦게 월셋집 구하기에 나선 수요자도 있다. 집주인들은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월세 올리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2012년 기준 25~35세 청년층이 서울의 전체 1인 가구 중 32.1%를 차지했다. 이들은 관악구·서대문구 등 대학가 주변에 모이는 경향을 보였다.

집주인들은 서둘러 기존 월셋집 계약 조건을 취소하거나 물건을 회수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A공인관계자는 “집주인들의 요청으로 월세를 상향해 물건을 다시 내놓는 실정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에 나왔던 물건의 경우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월세를 5만원이상 올리는 경우도 있다. 월세 공급 물량이 없으니 수요자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월셋집을 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계약 방식은 동일 조건의 선착순 우선이 아닌 일정 기간을 두고 경쟁입찰을 펼치는 것으로 변했다.

실제 월세 물건의 경우 당장 계약을 하려고 해도 집주인들이 물건을 두고 며칠동안 모든 계약 희망자로부터 연락을 받은 후 최고 계약 조건을 계약 희망자 모두에게 공지한 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월셋집 계약 희망자들은 상당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김모씨(29)는 “월셋집을 구하고 있는데 같은 물건을 놓고 월세를 올려 준다는 사람부터 보증금과 월세 모두를 올려준다는 사람도 있다. 특히 대학에 복학하거나 사회초년생들이 요즘 집을 많이 구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월셋집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둘러 월세 계약을 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세 물건이 감소하자 계약 희망자들이 일단 계약만 하고 보자는 식으로 서두르고 있다. 간혹 이 같은 상황이 범죄로 악용될 수도 있다. 특히 해당 주택의 저당금액을 확인도 못해 나중에 경매에 넘어갈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월셋집 계약 희망자들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계약 전 해당 주택의 저당금액과 본인의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해당 주택 가격의 몇 %를 차지하는지 대법원인터넷등기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저당이 60%를 넘는다면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또 계약 시 임대인이 해당 주택의 진짜 집주인인지도 확인해야 하는데 집주인의 주민등록증을 받아 ARS 전화 1382로 전화해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계약 이후에는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우선변제를 받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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