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세월호 참사] 사고 한 달째, 그날 당신은? 지금 우리는…

[세월호 참사] 사고 한 달째, 그날 당신은? 지금 우리는…

기사승인 2014. 05. 19. 07: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학생, 시험준비로 사고 살피지 못해 죄책감 가져…지방선거 참여해 죄책감 덜기로
은행원, 민간잠수사 ·자원봉사자 활동에 감동…시간내서 봉사하기로
시민들, 이번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

세월호 참사가 한 달째에 접어들면서 시민들의 삶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 오전 대학생 김모씨(24)는 2주간 치러야 하는 중간고사 준비로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김씨는 학교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던 중 휴대전화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크게 걱정하다 이내 ‘전원 구조 완료’ 소식을 듣고 안심,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후부터 그는 도서관에서 시험 준비에 매진했다. 주변 친구들로부터 ‘전원 구조 완료’가 오보라는 사실과 함께 상황이 안 좋게 바뀌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코앞에 닥친 시험 때문에 기사나 인터넷 글을 찾아 볼 여유가 없었다.

한 달이 지난 현재 김씨는 “당시 시험 준비를 하면서 죄책감에 시달려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그래서인지 한동안 이번 사고와 비슷한 장면의 꿈을 여러 번 꿨다”며 “조만간 있을 지방선거에 반드시 참여해 지금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려 한다”고 말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는 박모씨(30) 역시 사고 당일 ‘전원 구조 완료’소식만 믿고 퇴근 때까지 마음을 놓고 있었다.

박씨는 “몇 달 전부터 개인정보 유출 예방차원에서 업무용 컴퓨터에 인터넷 연결이 차단됐기에 계속 변화된 사고 소식을 주시하기 어려웠다”며 “상담을 받으러 온 고객들을 통해서 대략적인 상황만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이 지난 지금 민간잠수사 및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감동했다”며 “조만간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간병일을 하는 김영자씨(64·여)의 사연도 눈에 띈다. 김씨는 얼마 전 휴가를 내고 14일부터 나흘간 경기 안산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는 “사고 당일부터 3일을 내내 울었다”며 “몸이 불편해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휴가 전까지 이곳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추모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모씨(39·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녀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바꿨다”며 “아이들을 성적 경쟁에 내몰기보단 안전한 나라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이전에 벌어진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을 개인의 불운 혹은 일부 시공사의 문제로 생각했다면 이번 사고는 ‘나의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 이유로 우리 모두가 사고 현장을 생생히 목격했다는 것, 희생자 중 가장 많은 수를 미래 세대인 청소년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또한 이 교수는 “수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자발적으로 봉사활동 및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잘못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적극적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가들은 일부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본인부터 돌아보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소극적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큰 힘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