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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간중독’ 송승헌,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진 베드신 만들고 싶었다”

[인터뷰]‘인간중독’ 송승헌,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진 베드신 만들고 싶었다”

기사승인 2014. 05. 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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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에게 영화 ‘인간중독’은 그의 연기인생에서 소중하고 특별한 작품으로 손꼽힐 것 같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송승헌은 ‘인간중독’을 통해 자신의 틀을 깨고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된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

송승헌의 앞으로의 연기인생을 기대케 하는 대목도 바로 이것. 송승헌이 ‘인간중독’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에게 악역, 사이코패스 등 다양한 역할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가 앞으로 연기할 캐릭터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음란서생’,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이 연출한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승헌은 극중 베트남전의 영웅이자 엘리트 군인 김진평 역을 연기했다.

-김진평 캐릭터를 어떻게 파악 해석하고 몰입했나.
“나와 김진평의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 비슷해 애착이 갔다. 사랑 방식 또한 비슷했다. 김진평은 무모할 정도로 맹목적인 사랑을 하는 인물이다. 나 또한 그래본 적이 있어 그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이해됐다. 그래서 첫사랑을 만나기 전까지의 가슴앓이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송승헌의 첫사랑은 어떠했나.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첫사랑을 만났다. 그 친구를 만날 때 번개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내가 표현을 하지 않아 그는 다른 남자를 만났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왜 표현하지 않았냐’고 하더라. 그게 나에게는 트라우마가 됐다. 이후부터는 적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는 건 축복이다. 그런데 사랑은 늘 자신이 원할 때 오지 않는다. 그게 ‘인간중독’에도 담겨있다.”

-구체적으로 김진평의 어떠한 부분이 공감됐는지.
“누군가를 좋아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 점이 비슷하다. 김진평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종가흔(임지연)을 사랑하는데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보면 답답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사랑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면 이성적으로 생각해 모든걸 포기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김진평은 기존 송승헌과 보여준 캐릭터, 연기와 차별화가 됐다.
“내가 배우로서 다른 도전을 하고 싶었던 때에 ‘인간중독’ 시나리오를 읽게 됐다. 항상 나는 아름답고 예쁜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결국엔 뭘 해도 착한사람이었다. 배우로서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늘 좋은 이미지 안에서만 놀려고 했던 것 같다. 결과에 대해서도 예민했던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인간중독’은 내가 만들어놓은 울타리를 열고 나가게 해준 작품이다.”

-불륜남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유부남이 유부녀를 사랑하게 되는, 내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관계를 표현해야 했다. 노출도 있었고. 그런데 이것 때문에 작품을 안 하게 되면 후회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김대우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어 작품을 선택했다. ‘인간중독’ 이후 악역에서부터 사이코패스 등 그동안 나에게 섭외가 들어오지 않았던 캐릭터가 많이 들어온다. 내가 변화하려는 걸 알아주니까 기쁘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배우로서 노출연기 도전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노출 어디까지 하냐’고 물어본 적이 없다. 멜로에 포커스를 둔 작품이라 보여주기 위한 노출은 없었다. 또 남자배우니까 ‘얼마나 노출 하겠나’ 싶었다. 이왕 하기로 한 거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진 베드신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더라. 액션신을 찍은 것 같았다.”

-김진평을 연기하고 나서의 후유증, 아쉬움은 없었나.
“아쉬운 건 있다. 김진평의 트라우마를 잘 드러낸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이 됐다. 또 김진평과 종가흔 사이에 긴밀함을 줄 수 있는 장치가 더 많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 ‘송승헌이 청춘스타가 아닌 30대 넘어가면서 배우로서 보이기 시작하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만족한다. 그런 의미에서 더 중요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아진 것 같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송승헌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것인가’이다. 지금 불행한 건 아니지만 배우, 사람으로서 어떤 게 행복한 걸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20대부터 일을 시작해서 사생활이 없었다. 여자친구와 손잡고 데이트한 적이 없어, 이런 게 부럽다고 하면 웃는다. 이런 일상적인 부분을 포기해서 지금의 송승헌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결론은 내가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것 같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요즘 빠져있는 것이 있나.
“장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집에서 친구들과 장기하고, 결혼한 친구들이 각각 가정에 돌아가면 온라인에서 다시 만나 게임을 한다. 하다보면 아침 10시다. 최근에는 터키를 갔는데 비행기에서 장기를 두고 싶어서 장기를 챙겨갔다. 가방에 그것만 넣어갖고 갔는데 공항 관계자들이 이상하게 보더라. 하하.”

-장기를 두다 친구들이 집에 가는 순간 외롭지 않나. 결혼생각은.
“나는 외로움이 없다.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외롭지 않더라. 그만큼 친구들을 자주 봐서 그런지 고독이 뭔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인들은 ‘네가 배우가 못 되는 거야’ 농담을 하기도 한다.(웃음) 결혼은 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당장이라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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