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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여성들, 성차별 발언에 웃음으로 저항하다

터키 여성들, 성차별 발언에 웃음으로 저항하다

기사승인 2014. 08. 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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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터키에서 트위터는 수천 명의 여성들이 웃는 사진으로 도배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이날 전했다.

이는 지난 28일 뷸렌트 아른츠 터키 부총리가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웃어서는 안 되며 휴대전화로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 얘기해서도 안 된다”고 발언한데 대한 항의의 표시이다.

아른츠 부총리는 터키 부르사에서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축제에서 “정숙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정숙한 여성의 행동에 대해 위와 같이 강변했다.

SNS에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린 여성들은 #direnkahkaha (저항하는 웃음), #direnkadin(저항하는 여성) 등의 해쉬태그를 사용해 사진을 올렸다.

터키 남성들도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항의했다. 한 남성은 “여성이 웃는 것이 금지된 나라의 남성은 겁쟁이일 것”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다음주 10일 열리는 대선의 야당 측 후보인 에크멜레딘 이샨노글루도 “터키는 더 많은 웃음을 필요로 한다.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이 웃을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른 야당 지도자들도 아른츠 부총리의 코멘트가 터키 내 여성 인권의 상태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멜다 오누르 제1야당인 인민공화당 위원은 “여성에 대한 살인이 빈번한 이때 부총리는 정숙함을 강조함으로써 또다른 여성에 대한 타깃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올해에만 120명의 여성이 가족이나 남편,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됐으며 2009년 연구 조사를 인용해 터키 여성의 40%가 가정폭력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의 사회·여성주의 집단은 아른츠 부총리의 발언이 현 터키의 상황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집권여당의 여성에 대한 태도를 잘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실제로 레제프 에르도간 현 총리 측 정부 인사가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하며 에르도간 총리가 과거 “여성과 남성의 동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전했다.

2012년 터키 수도 앙카라의 시장 메리 괴첵은 “여성이 강간당했다고 해서 왜 죄없는 아기가 낙태돼야 하느냐, 여성이 대신 죽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다음 주 터키에서는 이 발언에 항의해 여권신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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