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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성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14통의 편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14통의 편지

기사승인 2014. 08. 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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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가 프란치스코에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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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명은 가난과 평화의 성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이름에서 따왔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아 있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가상의 저자 프란치스코 성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책 ‘프란치스코가 프란치스코에게’(분도출판사)가 출간됐다.

저자는 독일어권의 한 사제라는 사실 말고는 알려진 정보가 없다. 저자는 엄격한 계급사회 성격을 지닌 가톨릭 교회 시각으로 볼 때는 급진적 내용이 담겨 있어 징계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익명으로 책을 냈다고 한다.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에게 보내는 편지도 책으로 낸 적이 있다.

편지 내용은 물론 허구지만 13세기의 위대한 성인 프란치스코의 생각과 활동을 담았다.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뿐 아니라 시급한 개혁이 필요한 오늘의 교회를 현실 속에서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앞으로 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또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전한 복음과 현대 그리스도인의 삶 사이에 놓인 모순을 지적한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나는 사람들이 중요한 것을 잊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했고 용기를 불어넣었습니다. 회개를 호소했고 교회와 사회의 개혁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라고 격려했지요. 이러한 까닭에 오늘날 다시금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형제여!’라고 교황을 부른 뒤 나지막하게 말한다.

“소유에 대한 그대의 태도로 볼 때 그대와 나는 영적으로 형제이고 나는 이게 참 기쁩니다. 과거 내가 이탈리아에서 그랬듯이 온전히 그대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선다고 수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대는 부자와 권력자에게 경고합니다. 그대들에게 회개와 나눔을 촉구합니다.”

또 “‘우리는 가난한 이들 편에 서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권력을 손에 쥔 자들과 대립하더라도 그래야 합니다’라는 말은 지난날 내가 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대여,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나로서는 그대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신데 정작 그리스도인인 그대들이 서로 갈라져 있다는 것, 여러 교파로 찢어져 있다는 것은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라고 준엄하게 꾸짖는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여러 부분으로 갈라지셨습니까“라고 물은 뒤 ”어떤 교파가 어떤 전통을 근거로 유일하게 참되고 올바른 직위를 구현하는지를 놓고 그대들은 신학적인 궤변과 권력 놀음을 일삼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다.

성인은 ”그대가 이미 공식적으로 밝혔듯이 하느님을 믿지는 않지만 책임감 있는 삶을 위해,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꾸준히 성심껏 노력하는 이들과의 대화도 꼭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과 대화할 때 그대를 지도자로 두고 있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모든 것을 다 아는 선생‘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를 도덕과 윤리를 결정하는 최고 법정의 심판관으로 생각한 나머지, 사람들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판결을 내리면서 그들의 삶에 간섭하려 드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힘이어야 합니다. 특정한 관념이 불편하더라도 모든 사고방식을 다 포용하는 가톨릭이 되십시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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