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생명보험사의 퇴직연금 수익률도 바닥을 기고 있다. 정부가 2022년까지 모든 기업의 퇴직연금 의무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수익률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3일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종합안내’ 공시에 따르면 2분기 중 원리금보장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 1%를 넘긴 생명보험사는 단 한곳도 없다. 분기수익률 1%는 연 수익률로 단순 환산하면 4%에 그치는 낮은 수치다. 퇴직연금의 목적이 100세 시대 노후대비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우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 수석연구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기업이나 근로자가 직접 선택하는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며 “10~20% 정도를 차지하는 실적배당형의 경우에도 공격적인 투자는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된 2009년 이후 생보사별 퇴직연금 누적수익률도 천차만별이다.
2009~2013년 중 원리금보장 DB형 퇴직연금 누적수익률이 가장 높은 생보사는 동부생명보험으로 26.61%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생명보험이 26.4%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21.75%로 업계서 가장 낮았다. 이는 이 회사의 전신인 녹십자생명보험의 인수물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수익률이 업계 평균 이하로 내려간 적은 없다”고 전했다.
‘빅3’ 대형 생보사 중에서는 교보생명보험이 삼성생명보험과 한화생명보험을 근소하게 제쳤다. 교보생명이 26.33%를 기록했고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23.22%, 24.47%다.
원리금보장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수익률 역시 2분기 중 1%를 넘긴 곳은 전무했다. 5년 누적수익률 기준 업체별로는 교보생명이 24.95%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신한생명보험 23.97%, KDB생명보험 22.18%, 미래에셋생명 22.5%, ING생명보험 23.05%, 동부생명 24.09%, 동양생명보험 24.73%, 흥국생명보험 24.27%, 삼성생명 22.71%, 한화생명 24.81% 등으로 모두 20% 초중반에 머물렀다.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은 불과 17.97%로 업계서 가장 낮았다. 이 회사는 대기업을 끼지 않고 영업하면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서 신규 계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금리도 연 2~3% 수준으로 사실상 제로금리인 실정”이라며 “퇴직연금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용할 경우 금리 위험회피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를 위해 실적배당형 배분을 높이고 펀드도 보다 다변화 해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