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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하늬 “‘타짜2’ 반환점으로 더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인터뷰] 이하늬 “‘타짜2’ 반환점으로 더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기사승인 2014. 09. 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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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하늬 앞에는 항상 서울대, 엄친아, 미스코리아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자연스럽게 이하늬는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로 각인됐다. 하지만 이번 '타짜- 신의 손'에서 그는 푼수 같은 팜므파탈 우사장 역을 맞춤옷을 입은듯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대중은 드디어 이하늬의 진면목을 보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타짜- 신의 손'(감독 강형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하늬는 스크린 속 우사장 모습 그대로 섹시했고, 인터뷰 당일 비가 온 탓에 어딘가 모르게 몽환적인 느낌마저 풍겼다.

극 초반 우사장은 아이처럼 순수함을 지닌 팜므파탈의 모습, 대길과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후반에서는 모든 걸 잃어버린 우사장의 모습, 기구한 삶을 겪었을 것 같은 우사장의 페이소스를 보여준다. 

"캐릭터 자체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다 나중에는 다 내려놓고 나서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 라고 하는 캐릭터여서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설계하는 작업이 힘들었어요. 우사장의 뿌리는 어떨까, 어떤 남자에게 어떤 상처를 받았을까, 이런 다중인격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생각하다보니 애착도 많이 가게 되고 또 한 치 앞을 모르는 여자라 스트레스도 생기고 후반부터는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어요." 

우사장이 갖춰야할 팜므파탈로서의 매력 뿐만 아니라 깊은 감정 연기까지 해낸 이하늬는 영화 개봉 전 '타짜' 김혜수와 비교선상에 오르던 우려는 말끔히 씻어냈고 이하늬만의 우사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는 강형철 감독에 대한 믿음과 우사장 캐릭터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감독님이랑 얘기 할 때는 처음부터 다시하자는 마음으로, 디테일한 말투 그런 거 보다 우사장이 어떤 사람일까 하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가해자지만 항상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피해자 입장, 이 여자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순수함 등이요. 악을 저질러도 순수하게 접근하다보니 맹한 매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고요."

극중 우사장은 빨간 가죽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팜므파탈이지만, 실제 이하늬는 의외로 분홍색 플레어 치마를 좋아하고, 성격은 도도한 고양이보다 살가운 삽살개에 가깝다. 역할을 소화하는데 있어 이질감은 없었을까.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무대에서는 온 몸을 쓰면서 연기해야 하다 보니 고양이 같은 걸음걸이, 다가가면 도망가는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 많이 연구했어요. 우사장도 느릿느릿하고 천천히 걷는 고양이의 느낌을 내려고 했어요. 절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판타지 안에 있는 듯 한 느낌으로요. 자체 슬로우를 걸어서 암고양이 같은 느낌을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이하늬에게 '타짜- 신의 손'은 다섯 번째 영화다. 2009년 연기를 시작해 2011년 영화 '히트'로 스크린 데뷔한 이하늬는 다소 늦게 주목 받게 된 것에 대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이하늬에게 우사장이면 족해요. 너무 빨리 가려고 서둘렀다면 제가 놓치고 가는 부분도 많았을 거예요. 그래서 우사장은 저한테 반환점이 되는 역할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연기자로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대표작을 MBC 예능 프로그램 '사남일녀'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잖아요.(웃음) 이번 영화를 잘 봐주신다면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이하늬는 넘치는 끼와 에너지를 타고난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한때 여배우의 한정된 역할에 극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그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탈출구를 만나 8개월 간 '시카고' 록시에 빠져 살기도 했다. 

"'시카고' 전에는 제가 배우를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계속 배우를 하면 미치거나 단명할 것 같았어요. 극심하게 '록시 앓이'를 하고 나니 연기에 대해 흔들리지 않게 됐어요. 지금은 고요해졌죠. 많이 다쳐본 후에야 고요함을 찾게 됐어요."

여배우로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이하늬는 이후 '종합예술인'으로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네 살 때부터 가야금을 시작해서 제 몸속에는 국악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무대든 영화든 멋지게 라이브연주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제 꿈은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걸 보는 거예요. 그 점에서 배우라는 직업은 모든 걸 흡수하고 발현할 수 있는 최적의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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