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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재연기’ 미측 압박 거세지나?(종합)

‘전작권 재연기’ 미측 압박 거세지나?(종합)

기사승인 2014. 09.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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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재연기 지렛대...미2사단 한강 이북·연합사 용산잔류 강력 표명 '파장'…사드 한반도 전개·연합사단 창설 등 가시화 전망...KIDD 전작권 조율 '진통'
악수하는 한-미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오른쪽)과 데이비드 헬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6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최근 주한 미 2사단 예하 210 화력여단을 한강 이북에 계속 잔류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강력 표명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또 미측은 한미연합사령부도 현재 규모를 유지한 채 서울 용산기지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잔류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미측이 한국측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요청을 사실상 또한번 수용한 상황에서 그동안 한·미 간에 합의했던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과 함께 주요 군사 현안들이 미측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정부는 210 화력여단의 잔류가 전면전 대비와 대북억지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미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210 화력여단을 포함한 한강 이북의 미 2사단은 2002년 체결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과 2007년 3월 합의된 시설종합계획에 따라 2016년 말까지 모두 경기도 평택시로 이전하게 돼 있다.

하지만 미측의 의지대로 210 화력여단이 계속 경기도 동두천시에 잔류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LPP협정은 국회에서 비준을 받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경기도 동두천의 210 화력여단을 한강 이북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17일 서울에서 열린 제6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와 본회의에서도 이런 의사를 재차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미 2사단이 이전하면 주둔지를 지방자치단체 등에 팔아 용산 미군기지 이전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해당 지자체들도 미 2사단 주둔지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210 화력여단이 평택으로 이전한 뒤 만약 북한군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한·미 연합군의 대응 속도가 늦어 북한군의 전쟁의지를 초기에 꺾을 수 없다는 ‘인계철선’ 논리를 앞세워 한강 이북 잔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면전 때 210 화력여단은 막강한 화력으로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를 무력화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210 화력여단은 병력 2000여명과 다연장로켓(MLRS),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장사거리 유도형 다연장로켓(G-MLRS)탄약, 대포병 탐지레이더(AN/TPQ-36·37), 신형 M1에이브럼스 전차, B2브래들리 장갑차 등의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측은 당초 2013년 4월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 1일로 재연기한데 이어 다음달 SCM에서 전작권 전환을 최대 8년가량 또한번 연기해 줄 것을 미측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미측의 전작권 전환 방침을 한국측이 또다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미측이 ‘마지 못해’ 수용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그동안 한·미 간에 합의됐던 굵직한 군사 현안들이 약속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미측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됐다”면서 “결국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 하면서 주한미군 재조정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전개, 연합사 서울잔류, 한·미 연합사단 창설 문제들이 한꺼번에 가시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는 17∼18일 KIDD 회의에서도 전작권 전환 재연기 시기를 협의했지만 일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작권 전환에 대해 현재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단계이며 다음달 SCM에서 최종 결정과 합의가 이뤄지기까지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 시기를 조율하는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SCM 공동성명에 특정 연도를 명시하거나 또는 조건이 충족되는 2020년대 초라는 방식으로 목표 시기가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SCM 공동성명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시기를 특정 연도로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한·미는 다음달 SCM 이전에 한 차례 더 협의를 하고 전작권 전환 시기를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연합사를 어디에 두며 어떻게, 어느 정도 규모를 유지할 지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다. 우리 측은 연합사 인원을 대폭 줄여 서울에 남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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