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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담배 광고뿐 아니라 진열도 금지시켜라

[사설]담배 광고뿐 아니라 진열도 금지시켜라

기사승인 2014. 09. 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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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중학교 3학년 흡연자의 70%가 아무 제재없이 편의점과 가게에서 쉽게 담배를 구입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쪽에서는 담뱃값을 올려서라도 흡연을 낮추려 하고, 한쪽에서는 판매 규정과 관계없이 담배를 팔고 있는 걸 보면 금연정책이 너무 엇박자를 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런 엇박자가 계속된다면 금연정책은 빛을 보기 힘들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를 통해 중1~고3 학생 중 담배 구매를 시도한 적이 있는 7435명에게 최근 한 달 동안 편의점·가게 등에서 별 노력없이 쉽게 담배를 살 수 있었는지 물었더니 76.5%가 "그렇다"고 했다. '담배 구매가 쉬웠다'는 답변율은  중1학년 33.9%, 중2학년 59.2%, 중3학년 67%, 고1학년 79%, 고2학년 81.8%, 고3학년 87.6%였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담배 사기가 더 쉽다고 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담배를 구입한다는 얘기다.

청소년을 담배연기에서 구하려면 우선 담배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게 화려한 담배광고다. 실제로 금연운동협회가 서울지역 학교주변 151개 편의점을 조사했더니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과자나 껌과 불과 몇 십cm 간격을 두고 담배광고가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광고를 편의점 밖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점도 문제였다. 조사 대상 편의점의 90.1%인 136곳에서 담배 광고가 외부에 노출됐다. 국민건강증진법에는 외부에 담배 광고 내용이 노출되면 안 된다고 돼있다.

게다가 담배를 편의점 입구 등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해 놓고 있는데 청소년을 정말로 생각한다면 담배의 진열도 금지시켜야 한다. 외국의 경우 담배 진열을 금지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두는 나라도 많다. 담배 진열만 금지해도 청소년의 담배에 대한 충동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정부는 편의점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담배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담뱃갑 진열은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당연히 진열도 금지해야 한다.

2013년을 기준으로 고3 남학생의 흡연율은 무려 25%였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성인 흡연율 24.9%보다 높다. 높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왕창 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보다 저 급한 것은 편의점의 담배광고와 진열을 금지하는 것이다. 담배회사와 편의점의 반발이 있겠지만 정부는 결단을 해야 한다. 담배 광고는 금지하고 담배 진열은 허용하는 것은 편의점에게 담배를 알아서 판매하고, 학생들에게는 요령껏 구입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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