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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사고’ 전동차문은 왜 할머니 지팡이를 감지 못했나?

‘이수역 사고’ 전동차문은 왜 할머니 지팡이를 감지 못했나?

기사승인 2014. 09. 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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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열차는 2007년 이전 도입된 차량으로 전동차문 센서가 위쪽에만 달린 상황
할머니 지팡이의 지름은 센서 감지 수준이었지만 문 아랫쪽에 끼이며 감지 안된 것
지하철 모자이크
공항철도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승객들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사진=김종길 기자
25일 오전 4호선 이수역에서 전동차를 타려던 80대 할머니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안전문) 사이에 끼인 채 끌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러난 사고의 정황은 이날 오전 9시 51분께 이수역에서 전동차에 급하게 타려던 이모씨(80·여)가 당고개행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 틈새에 끼인 상태로 28m가량 끌려가다 숨진 것이다.

사고의 원인으로 이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기관사의 과실이 지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동차문이 왜 할머니의 지팡이를 감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전동차문의 센서는 7.5mm 이상의 물체를 감지하고 다시 문이 열리게 돼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고 당시 차량의 경우 2007년 이전에 도입한 공기식 전동차에 해당돼 센서가 전동차문 위쪽에 끼인 물체만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메트로 측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파악한 결과, 이씨의 지팡이는 2단 등산스틱으로 지름은 14mm이다. 이는 전동차문 센서가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씨가 지팡이를 전동차문 아래쪽에 끼어 넣어 문이 다시 열리지 않았고 이씨가 스크린도어와의 간격인 28cm 사이에 숨으면서 당시 기관사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관사는 “사고가 난 2-2번 칸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다는 신호를 감지하고 차량 내 CC(폐쇄회로)TV를 확인했다”며 “2-1칸 인근에 서 있는 남성 승객을 메트로 직원으로 오인, 직원이 센서를 점검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열차를 출발시켰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다른 스크린도어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을 보고 그대로 열차를 출발시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기관사의 진술 역시 논리적으로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스크린도어는 모두 닫히지 않으면 열차를 운행하지 말도록 돼있고 스크린도어 점검은 운행 중에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에서 기관사로 근무했던 A씨는 “스크린도어 점검은 보통 운행 중에 하지 않고 운행이 다 끝난 오전 1시께 실시한다”며 “운행 중에 스크린도어가 고장난 경우는 점검을 실시하지만 이를 기관사측에 사전 통보하기 때문에 이번 사고의 경우 기관사가 어떤 통보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판단으로 출발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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