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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베팅’ 절실 SK하이닉스… ‘총수 부재’ 딜레마

‘빅 베팅’ 절실 SK하이닉스… ‘총수 부재’ 딜레마

기사승인 2014. 09.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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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호실적 전망에 총수 역할론 급부상
장기적 성장세 위해 대규모 투자 필요
총수 부재 속에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어려워
SK하이닉스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총수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재 구속 수감돼 그룹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SK하이닉스의 취약 분야인 비메모리 반도체를 육성하려면 최소 수 조원 대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입이익으로 전 분기 대비 14.3% 증가한 1조2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연속 1조원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시되는 셈이다. 이 같은 호조세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주력 제품인 D램의 호황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현재 D램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상반기 전체 매출(7조6656억원) 중 D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정도다. D램 업황에 따라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는 데다, 이 제품의 공급 과잉 우려마저 나와 장기적 호황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더해 D램이 속한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비메모리 반도체 70% 이상)에 못 미친다. SK하이닉스가 종합반도체로 성장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이 시급한 셈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사물인터넷 등 미래먹거리 사업에 연결되는 고부가가치형 기술이라 전망이 좋고 투자 대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된다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주기억장치처럼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황호정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사업적으로 절름발이 상황에 처한다”며 “사물인터넷 등 미래먹거리 사업과 비메모리 반도체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가운데 5%에도 못 미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분야는 물론 주력인 D램에 사용되는 300mm 실리콘 웨이퍼 생산 라인이 없는 상황이라 해외 업체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청주 공장에서 200mm 웨이퍼 생산을 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일반 생산라인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4만5000장에 그친다.

비메모리 사업을 위해 생산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생산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 집행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00mm 생산 라인을 갖추는 데만 최소 3조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1년 주변 반대에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수 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그룹 효자 계열사로 키운 바 있다. 최 회장의 부재 속에서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만큼, SK의 고공행진을 장담할 수 없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특정상 투자 시기가 중요하지만 SK하이닉스는 총수 부재로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한 뚜렷한 사업 방향 설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대규모 투자 집행에 대한 의사결정은 국내 기업 특성상 총수의 몫인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이 부재한 상황이라 과감한 투자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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