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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두 번째 ‘임직원께 드리는 글’ 전해(전문)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두 번째 ‘임직원께 드리는 글’ 전해(전문)

기사승인 2014. 09. 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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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 흰색 우비)이 24일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난항을 겪는 가운데 권오갑 사장이 23일에 이어 29일 울산 본사 정문에서 두 번째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출근길 직원들에게 전했다.

다음은 해당 글의 전문이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일주일 출퇴근길에서 여러분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 한분 한분께 다가가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여러분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셨고, 용기도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여러분의 얼굴과 표정을 보면서 힘들게, 열심히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은 일부러 눈길을 피하며 제 손을 외면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 짧은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장의 손을 뿌리치는 마음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도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진솔하게 듣고 싶은 마음에

점심시간이면 회사식당을 찾아 식판을 들고 여러분 옆에 앉았습니다.

갑자기 제가 나타나, 놀라고 어색해 하시는 분도 계셨고,

아마 불편하셨던 분도 계셨을 겁니다.

그러나 불편함과 어색함속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회사를 제발 반듯하게 만들어 달라.”

“경영층을 믿지 못하겠다.”

“무능한 관리자들을 야단쳐 달라.”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여러분께서 하신 말씀, 모두 옳은 말씀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앞날을 위한 정직한 말씀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듣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 비를 맞으면서도 여러분께 손을 내밀었고, 몸은 지치기도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겠다는 마음 하나로 여러분을 찾았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

사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임원, 부서장, 관리자들로부터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저는 상투적으로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상황만 나열하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변화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진정한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다시 약속드립니다.

변하겠습니다.

사장인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러분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회사내에 벽을 만들고,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은 분명히 책임을 묻겠습니다.

우리 모두 스스럼없이 한 가족임을 자랑할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서 바꿔 나가겠습니다.

어려움은 함께 짊어지고, 결실도 함께 나누는 한 가족이 되도록 바꾸겠습니다.

현중 가족 여러분,

지역주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수많은 해외고객들도 걱정스럽게 회사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문의 전화도 수없이 걸려옵니다.

이제 과거를 탓할 여유가 없습니다.

당장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것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함께 뜻을 모아 출발해야 합니다.

저를 믿고, 여러분의 뜻을 모아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난 한 주 제게 진심을 전해 주신 현중 가족 여러분께 제 마음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4년 9월 29일

사장 권오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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