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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인터뷰 전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인터뷰 전문

기사승인 2014. 1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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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12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이병화 기자photolbh@

과거사와 센카쿠 열도 문제로 대립하던 중국과 일본이 해빙무드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과 북한관계도 억류 미국인 석방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이승률 동북아연구재단 이사장을 만나 소용돌이치는 동북아 관계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해법을 들어보았다.

△지금 북한은 어떤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특히 김정은 체제가 안정돼있는지 궁금하다. 와다 교수는 지난번 북한 방문시 엔으로 지불하면 위완화롤 거스름돈을 받는다 이야기 하신 적이 있다. 중국으로부터 도움을 역시 받고 있나?

-작년 9월 북한을 방문했을때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평양거리의 택시였다. 깨끗하고 번쩍거리는 것이 평양의 새로운 상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장성택 사건이 일어났고 이번 10월에 다시 평양을 방문했다. 외국인이 밖에서 보는 거라 사실과 다를 수 있지만 심각한 긴장감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말한 택시에 대해 말하자면 작년보다 더 세련돼 졌다. 새로운 택시회사 2~3개가 더 생겨 경쟁을 벌이는 것 같았다. 정말 택시가 많았다. 휙하고 뒤돌면 3대의 택시가 서있기도 했다.

△ 그 밖에 평양의 인상적인 모습을 알려달라.
-여성들이 파라솔을 쓰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살이 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먹고 살만하다는 이야기 아닌가. 또 평양에는 스포츠가 유행이다. 모두가 참여하는 줄다리기와 축구, 배구가 유행이다. 먹을 것이 없다면 스포츠는 할 수 없다. 생활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리다.
새로운 리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하 김정은 위원장)은 사람들에게 스포츠와 레저등의 문화를 주도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또 하나 모란봉 악단이 변했다. 옛날에는 혁명적 군인의 모습이 모두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어린 여성들이 주도해 유연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인것 같다.

마식령 스키장도 가봤다. 솔직히 나는 마식령 스키장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북한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국제적 스키장을 만들어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때문이었다.그러나 꽤 괜찮았다.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도 기대할 수 있어보였다. 한국인의 이용도 기대 할 수 있어 보였다.

△한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금강산을 통해 마식령까지 한국 관광객도 스키장 이용이 가능하도록 생각한 건설로도 볼수 있다.

그리고 하나더는 ‘마식령 속도’라는 말을 아는가? 군대를 투입해 빠르게 건설한 것을 이렇게 부르는 것이 있다. 앞으로 북한은 이 마식령 속도로 모든 일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조선속도’로 명칭을 바꾼 것으로 안다. 조선속도가 빠른지 느린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마식령속도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조선속도로 바꾸고 속도를 조절해가며 더 빠르게 할려고 이름을 바꾼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절하는 것이 바로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현실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사람들의 조건에 맞는 형태로 해나가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은 체제라는 것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 더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책이 나와 있었다. ‘2012년 김정은의 정치’라는 책으로 안에는 ‘전우장자’ ‘동시장자’라는 말이있었다. 장자라는 것은 가장 최고라는 뜻이다. 전우 중 최고, 동시대 중 최고란 뜻으로 김일성 김정일은 자신과 시대가 다르고 김정은은 이시대의 최고의 리더라는 뜻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호칭에는 항상 ‘제1’이라는 것이 붙어있다. 그 중에 최고라는 뜻이다.

△유일한 사람이라는 뜻인가?
-모두에게 선택받아 최고 지도자가 됐다는 뜻으로 보였다. 이 김일성·김정일 위원장과 조금 다른 새로운 리더로서 보였다. 결론을 내보자면 나는 지금의 북한이 군이 지배하던 정규군국가에서 당국가체제로 복귀했다고 본다. 당 최고의 리더가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중국처럼 노동당 중산당이 지배하는, 그런 집단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김정은 위원장의 가장 측근은 누구라 생각하는가?
-김정일이 붙였던 후견인은 두 사람이 있었다. 군인인 이영호, 군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장성택이었다. 이 두 사람은 이미 제거됐다. 고모인 김경희도 제거했다. 즉 특별한 후견인이 제거돼 모두 같은 위치가 됐다. 물론 김영남, 최룡해, 김기남등이 있지만 누가 측근인지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지금은 황병서는 당에서부터 올라온 사람으로 실질적 2인자로 볼수 있다. 김정은은 자신의 특기로 하는 분야에서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 외의 부분, 경제나 외교도 상담을 하여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우선 당분간은 외교면에서는 김정일 전 위원장의 방법을 답습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처럼 유엔에서 인정받고 유엔으로 들어가는 것을 상상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한국과 북한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핸디캡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에게 흡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이번 황병서를 남한으로 보낸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제스쳐라고 생각한다. 실은 교섭하고 싶은 것이라는 표현같다.

△북한과 한국, 일본의 경쟁은 고이즈미 시대에 꽤 진행됐으나 지금은 어떤가?
-고이즈미가 평양을 방문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와 미국의 강한 비판이 있었다. 그때 아베 총리는 같이 평양에 갔지만 비판적이었던 사람 중 하나다. 그런 사람이 지금 정권을 쥐고 납치 피해자 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아베 총리는 얼마 안가 북한이 붕괴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은 붕괴되지 않았고 이제 교섭을 해야하는 상황에 온것이다. 아베 총리가 북한과 정상화를 향한 길에 올라섰지만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모른다. 지금 일본은 한중과 관계가 좋지않아 북한마저 실패하면 매우 곤란하다.

△아베정권은 한·중과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한·중과 일본의 관계에 진심을 말하는 일본인도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어떤가?
-그것은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일본이 ‘잃어버린20년’을 겪을때 한국과 중국은 비약적 발전을 했다. 일본 젊은이들의 상실감은 컸다. 그래서 비판받는 거 자체를 싫어했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자민당 정권으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아베 정권이 탄생했다. 아베 총리는 원래 무라야마 담화와 위안부 문제에 비판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막상 정권을 잡으니 이를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자 우익들은 아베 총리에게서 돌아섰고 상황이 대단히 곤란해졌다.

외교면으로 보자면 한중과의 대립도 고민거리다. 우익에서는 기뻐하지만 일반인들은 계속 이러면 어떻게 하냐라는 분위기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놔라’고 말해도 아베 총리로서는 간단히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와다교수가 제안한 독도 문제 해결법은 일본 내에서의 평가는 어떠한가?
-내가 어떠한 발언을 했을때 유일하게 항의 메일이 오는 것은 독도 문제 관련한 경우다. 나의 의견이 다른 일본인의 일반 의견과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일관계가 나쁘기에 독도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결법을 찾아 일본 국민의 이해를 얻는 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영토문제, 포기는 어렵지 않나?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보류하는 식의 접근은 어려울까?
-현재 독도는 한국의 지배하에 있다. 일본은 단지 일본의 영토라 소리치고 있을 뿐이다. 일본이 자신의 영토라 주장하면 당연히 한국인으로서는 기분이 나쁜 수밖에 없다. 이는 양국의 감정을 상하게 할 뿐이기 때문에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독도문제를 계속해서 보류하기만 한다면 계속해 양국의 기분만 나빠질 뿐이다. 그러니 나로서는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과거 사할린 영토를 포기한것은 좋은 예이다. 당시 일본은 교토, 가고시마, 홋카이도(당시 아이누) 등 남부지역 장악에 너무 많은 인력과 돈이 들어 북방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 이를 포기한 것이다. 훌륭한 결단이었다고 본다. 우선순위를 정해 포기할건 포기하는 자세가 좋다.

△아베총리가 고노담화를 수정할 의사가 없다고 한국 국회의장과 면담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에 관련한 역사문제 등은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굉장히 주목할만한 상황이 됐다. 아베 총리는 외교 문제는 전부 외무성에 맡겨 진행한다.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오노 게이이치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과 함께 북한과 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동시에 한국의 아시아 국장과도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사람이 북한과 한국 양쪽과 교섭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안부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아베 총리로서는 고노담화를 지키려는 단계까지 와있다. 일본 정부는 그 고노담화 이후 무라야마 총리의 지시아래 아시아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내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는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 세계의 3분의 1이 아시아 기금을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피해자들은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으로서는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까지가 객관적인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결법을 찾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떤 해결안을 내놓아도 한국측에서는 찬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가? 당연히 있다. 일본 운동단체와 한국 시민단체가 올해 6월 2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연대간위안부 문제 결의를 해 그 내용을 일본 정부에 제안했다. 내가 보기에 상당히 건설적이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안이다.

한일 언론과 전문가들이 여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정부가 실질적으로 검토해서 아베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해 두 정상이 모두 납득한다면 그것이 해결책이 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를 더 노력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아베 총리가 이를 수긍해 노력하자고 말한다음 이런 안을 만들어 해결해 검토해가면 된다.

△그렇다면 한국측이 전략을 바꿔 그런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아베 총리에게 먼저 해결안을 내놓으라 하면 회담은 이뤄지지 않는다. 아베 총리가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자고 한마디만 한다면 이미 있는 안을 가지고 함께 검토를 해나가면 된다.

와다 하루키 교수는? 193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1960년 도쿄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부터 도쿄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로 재직하면서 러시아사 및 남북한 현대사에 대해 연구했으며 현재 도쿄대 명예교수로 있다. 러시아사와 북한 현대사 연구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며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제4회 후광 김대중 학술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DMZ 평화상을 수상했다.

△6월 합의란?
2014년 6월 1일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채택한 일본 정부에 제출하는 제언

1. 다음과 같은 사실과 책임을 인정할 것.
- 일본정부 및 일본군이 군 시설로 위안소를 입안.설치하고, 관리.통제했다는 점
- 여성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성노예)가 되었고, 위안소 등에서 강제적인 상황에 놓였었다는 점
- 일본군에게 성폭력을 당한 식민지, 점령지, 일본 여성들의 피해는 각각 다른 양태이며, 또한 그 피해가 막대했고,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
- 일본군’위안부‘제도는 당시의 여러 국내법.국제법에 위반되는 중대한 인권침해였다는 점

2. 위 인정에 기반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
-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사죄할 것
- 사죄의 증거로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
- 진상규명: △일본정부 보유자료 전면공개 △일본 국내외에서의 새로운 자료조사 △국내외의 피해자와 관계자의 증언조사
- 재발방지 장치: △교과서 기술을 포함한 의무교육 과정을 포함한 학교교육.사회교육 실시 △추모사업 실시 △잘못된 역사인식에 근거한 공인의 발언금지 및 공인 외 발언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반박할 것 등.

대담 하만주 편집국 국차장·글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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