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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은 왜 25인 로스터 제도를 폐지했나?

프로축구연맹은 왜 25인 로스터 제도를 폐지했나?

기사승인 2015. 01. 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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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현의 리얼풋볼 K] 축구노조의 요구에 굴복..K리그 질적 하락 우려..축구노조, 밥그릇 챙기기 그만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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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가 25인 로스터 제도를 폐지했다.

이 제도는 각 프로 구단의 선수 등록을 25인으로 제한하는 대신, K리그 유소년 클럽 출신과 만 23세 이하의 선수는 등록 규정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새로운 등록제도 실시를 통해 각 프로구단의 재정난 완화와 유소년 클럽 활성화, 23세 이하 선수의 출전 기회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올 해 첫 시행을 앞두고 갑자기 폐지 시켰다. 빛도 못보고 사라진 것이다.

왜 일까? 축구인 노조의 반대 때문이었다. 축구인 노조는 “학원 축구가 풀뿌리인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이라며 “급격한 변화는 축구계 전체에 독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K리그 각 구단에도 전방위적으로 25인 로스터제도 폐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가 시행된다면 프로 구단의 선수 수는 줄어들게 되고 그 만큼 프로로 갈 수 있는 문이 좁아진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였다. 신인 드래프트도 사라진 마당에 학교 감독들은 한 명이라도 프로에 보내기 위해선 협상 능력과 정치력을 키워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입장은 이해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이 로스터 제도를 폐지한 것은 이들의 요구에 굴복한 것으로 밖에 이해 되지 않는다.

이 제도는 K리그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당초 연맹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시행 중인 이 제도를 벤치마킹해 K리그의 경쟁력을 키우려 했다.

쓸데 없이 방대했던 스쿼드를 정리하게 하면서 장기적으로 모든 팀들이 유스 시스템을 갖춤과 동시에 팀을 클럽 유스 중심으로 개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막고 리그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현재 K리그는 위기에 빠져 있다. 가뜩이나 연봉 공개로 각 팀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또한 재정 악화로 파산 위기에 몰려있는 팀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는 도시민 구단들이 대표적이다.

그외 다른 구단들 역시 운영자금이 대부분이 인건비로 빠져나가고 있다.

즉 인건비를 줄여 구단 운영에 숨통을 틔워주고 로스터에 포함 되지 못한 선수들을 2부, 3부리그 등 하부리그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리그 전체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실제로 40명 안팎의 선수단으로 구성된 구단이 있었는가 하면 50명까지 육박하는 구단도 있었다. 이 중 실제로 경기에 뛴 선수는 3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호주 A리그(평균 선수단 규모 23명)·일본 J리그(28명)·스코틀랜드 SPL(29명)·미국 MLS(30명)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축구인 노조에게 묻고 싶다. 그 동안 학원 축구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길러낸 유망주를 상대적으로 K리그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일본이나 중국등 해외 리그로 진출 시키며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그렇게 해외에 진출했던 선수들은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몸이 망가져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K리그의 질적 저하로 이어졌다.

프로와 학원 축구의 공생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문제가 있다면 보완을 하면서 완성해 나가면 된다.

하지만 25인 로스터 제도는 시행도 되기 전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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