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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팬리포트]50년 역사의 외식상장기업 ‘페퍼푸드서비스’

[제팬리포트]50년 역사의 외식상장기업 ‘페퍼푸드서비스’

기사승인 2015. 01. 2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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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강한 의지가 장수의 원천
강태봉-일본리포트
강태봉 RGM컨설팅 대표
성공한 기업에는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가진 경영자가 있다. 창업뿐 아니라 어떤 사업이든 운영에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돼있다. 이 어려움을 지혜롭게 잘 극복하는 기업이 결국 생존 발전하는 것이다. 그 해결방법을 경영자가 갖고 있는 것이다.

음식점 경영도 예외가 아니다. 음식점의 성공과 실패가 주변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영자 하기 나름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 2012년 10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개인사업자 창업·폐업 특성과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 평균수명이 3.2년이다. 음식점 절반가량이 창업한지 3년 안에 고생만 하다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한 채 문을 닫은 것이다. 이들 점포 대다수의 문제점은 경영자의 잘못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외식시장에서 50여년 장수하고 있는 일본 외식기업의 사례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20㎡(6평)의 작은 점포에서 출발, 외식 상장기업을 이룬 (주)페퍼푸드서비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 이찌노세 회장은 고졸 출신의 조리사로 출발해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을 손에 넣었다. 그의 성공 사례를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경영자가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일본_철판스테이크
20분이 지나도 80℃ 정도로 열이 유지되는 특수철판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얻은 철판스테이크전문점 ‘페퍼런치’
위기와 고비를 넘어 매출액 2500억원의 외식 상장기업으로
(주)페퍼푸드서비스의 철판스테이크 전문점 ‘페퍼런치’는 281개(해외 176, 일본 105)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숯불스테이크 전문점 ‘쿠니’가 9개 점포, 서서 먹는 스테이크 전문점 ‘이끼나리 스테이크’ 4개 점포, 햄버거 종류 7개 브랜드 28개 점포를 운영하며 2006년에 동경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했다. 2014년 기준 회사 전체 매출액은 2500억원에 이른다.

지금의 위치가 되기까지 무수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찌노세 회장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요리사로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일반 식당을 거쳐 지역의 유명한 호텔에 입사, 허드렛일부터 배우며 9년간 조리사로 근무했다. 그러다가 1970년 28세에 모은 돈 전부를 투자해 6평, 12석 규모의 작은 스테이크 전문점 ‘키친 쿠니’를 오픈, 본격적인 식당 경영을 시작했다.

‘이 정도 요리 실력이면 작은 규모의 점포라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겠다’고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점포는 생각만큼 잘 운영되지 않았다. 변두리 지역에 맞는 메뉴를 고안해 고객에게 가장 친숙한 요리를 맛있게 내려고만 했기 때문이다. 고객을 얕잡아 보고 자신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스테이크만 판매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이 점을 교훈 삼아 그는 스스로 납득할 만한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식재료 연구와 상품 개발을 하면서 장사를 했다. 그 결과 가게의 매출이 순조롭게 성장해 36세에 자사 건물을 짓게 됐다.

일본_이찌노세회장_강연모습
이찌노세 회장(오른쪽)이 강연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43세까지 주변의 부러움을 받아가며 행복한 시간에 도취해 버렸다. 그런 가운데 문제가 발생했다. 일을 잘 하던 직원들이 하나 둘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고 말해 왔던 것이다. ‘자신만 행복하고 직원에게는 꿈도 희망도 없는 회사’가 된 것이 그 원인임을 깨닫게 된다. 큰 꿈이 없이 현재에 만족하고 있는 경영자와 회사에 직원들이 비전을 느끼지 못해 떠나갔던 것. 이에 이찌노세 회장은 직원들이 함께 기뻐하고 관련업체나 지역사회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사업비전을 새롭게 펼쳤다. 그 결과 1985년 법인회사를 만들게 되었고, 한동안 점포수를 늘렸다. 그런데 매출은 증가했지만, 직원 수도 함께 늘면서 교육 부재로 품질 관리에 균열이 생기고, 고객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어떻게 하면 적은 인원으로 상품을 균일화하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고민한 끝에 개발한 점포가 1994년 오픈한 ‘페퍼런치’다.

‘페퍼런치’는 요리를 특수 철판에 제공, 20분이 지나도 80℃ 정도로 열이 유지되는 차별화를 앞세웠다. 따라서 고객이 식사 마칠 때까지 따뜻하게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전자 조리기기는 스테이크철판을 1분 만에 300℃까지 가열한다. 가열된 철판위에 스테이크와 부재료가 얹혀지면 고객 스스로가 조리를 해 먹는 시스템이다. 2~3분이라는 빠른 시간에 제공하니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고객만족과 함께 회전율도 좋아 점포 수익성도 높다. 전문 조리사를 쓰지 않고, 적은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보니 맛있는 스테이크 가격을 70% 이상 인하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고급요리 스테이크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배불리 먹게 하자’는 이찌노세 회장의 꿈이 실현됐다.

이렇게 시작한 ‘페퍼런치’는 2000년에 ‘JR 동일본 푸드 서비스’와 FC 가맹점 계약을 맺음으로써 일약 인지도가 상승한다. 기쁨도 잠시, 이듬해인 2001년엔 광우병이 발생해 회사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일본 전국의 소고기판매 음식점들이 도산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와주십시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점포 벽에 걸고 매일같이 고객에게 호소했다. 그러한 노력이 언론과 방송에 노출되고 결국 농림부로부터 ‘안전 선언’ 판정을 받아 위기를 극복했다.

고비를 넘긴 시점에 회사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대기업인 이토추 상사와의 2003년 제본 제휴를 맺었고 빠른 매장 확산이 이뤄지며 2004년 100호점을 달성했다. 100호점 출점 이후에는 매장의 숫자보다 번성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출점심사 강화, 식자재 표준화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법인기업 등의 우량 가맹점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사 재무구조 안정 및 실적향상으로 2006년 동경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이루게 됐다.

고객만족·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고집
‘페퍼런치’ 성공에는 이찌노세 회장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강한 열정이 있다. 어렵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타협하는 일이 없다. 원하는 상품의 수준을 위해 소고기의 부위·규격·숙성 기간 그리고 절단 방법까지 철저하게 품질 관리를 실시한다. 먼 곳이지만 품질관리를 위해 미국 소 가공업체도 수시로 방문한다. 유통 과정에서는 팔레트 적재 보관이 아니라 냉기가 통할 수 있는 상자를 사용한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고객은 비록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지만, 항상 균일하고 맛있는 요리를 먹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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