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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 처절히 표현한 연극 ‘보이첵’ 대학로 무대에

‘갑의 횡포’ 처절히 표현한 연극 ‘보이첵’ 대학로 무대에

기사승인 2015. 02. 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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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노을 10주년 기념공연..."가장 쉽고 짧고 강렬한 보이첵 선보여"
보이첵1
극단 노을의 연극 ‘보이첵’.
24세에 요절한 독일 천재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희곡 ‘보이첵’은 연극, 뮤지컬, 오페라,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며 관객과 만나온 걸작이다.

연상의 내연녀를 살해한 뒤 사형당한 동명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했다. 하지만 단순히 치정 살인사건을 다룬 게 아니라, 자기보다 약한 자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인간사회의 원초적 부조리와 폭력성, 인간의 허약함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는 극단 노을이 이 작품을 오는 26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 대학로 노을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극단 노을 예술감독이자 순천향대 교수인 오세곤 연출은 “180년전 뷔히너가 쓴 ‘보이첵’은 오늘날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갑의 횡포’ 문제를 가장 처절히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오 연출은 “강자로 보이는 이들이 실은 더 강한 힘에 압박받는 허약한 존재일 뿐이고, 약자로 보이는 이들도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에게 폭력을 가한다”는 면에서 이 작품이 매우 현대적이라고 설명했다.

말단 군인 보이첵은 군에서 진행하는 생체 실험의 대상이 되어 정신이 황폐해진다. 그러다 아내의 부정을 알고 분노, 파멸로 치닫는다.

오 연출은 작품의 밀도를 한층 높이고자 등장인물을 5명으로 줄였다. 보이첵, 보이첵의 아내 마리, 보이첵의 중대장, 생체실험을 담당하는 의사, 마리를 유혹하는 군악대장이다.

대사를 줄이는 대신 음악과 소리의 역할을 부각하는 시도도 선보인다. 장면과 장면 사이를 반드시 소리로 연결하고, 스네어드럼, 바이올린의 하모닉스, 집시 음악 등을 사용해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가 음향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작품 주제를 ‘원초적 부조리’ ‘사회적 폭력성’ ‘인간의 허약함’으로 나누고 ‘가난’ ‘착취’ ‘상실’ ‘폭력’ ‘파멸’이라는 다섯 단계를 설정, 주제들이 극에서 명확히 드러나도록 유도한다.


보이첵2
극단 노을의 연극 ‘보이첵’.
‘가장 쉽고, 가장 짧고, 가장 강렬한 보이첵’을 목표로 제작 중인 오 연출은 “‘보이첵’은 사람의 얼굴에 자꾸 거울을 들이미는 작품이라고 느낀다”며 “관객이 극을 보다 저 사람은 왜 저러고 사나, 왜 견디나, 왜 저렇게 사람을 괴롭히나 등을 의아해하고 욕하다가 나중에 보니 그게 다 자신의 모습임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인복지재단이 준비 중인 ‘공연예술 전문인력 표준인건비 비영리공연 출자형 계약’을 시범 적용하는 공연이다.

자신의 능력을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출자하고서 지분에 따라 수입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여느 소극장 연극보다 다소 비싼 입장료 5만원도 제작진 경력, 공연 기간, 규모 등 변수를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거쳐 책정했다.

배우 김인수·박우열·신동선·한설·유일한이 출연한다.

5만원. (02)921-9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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