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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민영 “연기 욕심 버리니…비로소 연기가 보였다”

[인터뷰] 박민영 “연기 욕심 버리니…비로소 연기가 보였다”

기사승인 2015. 03. 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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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박민영
배우 박민영은 여전히 '힐러' 속 영신을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드라마 속 장면들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그 당시 느꼈던 감정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박민영은 KBS2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에서 근성 있고 '똘기' 충만한 신입 기자 영신 역을 맡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주인공으로 탄생시켰다. 흔히 말하는 민폐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화장기도 지운 채 연기에만 집중하려 했던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한몫했다.

"두 달 정도 캐릭터를 만들 시간이 있었어요. 외모적으로 충분히 만들어놓은 다음에 여배우로서 욕심을 버리는 작업과 함께 캐릭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영신의 인생 히스토리를 파고들었어요. 이 친구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나니 중반쯤 됐을 때 외적인 부분 없이도 몰입하게 됐어요. 그 다음부터는 특별히 하려고 하지 않아도 영신의 감정에 동화돼 동일시되는 느낌이 왔어요."

박민영이 연기의 참 맛을 알게 된 데에는 송지나 작가의 도움이 컸다. 외적인 콘셉트를 잡고 객관적인 자료들을 습득한 박민영에게 '이제 모범생 접고, 놀아보자'는 송 작가의 한마디가 큰 깨달음을 줬기 때문이다. 

"제가 20대 초반에 이런 작품을 만났더라면 소중함을 모른 채 '나 어떤 드라마 찍었는데 현장 분위기 좋고, 좋은 분들과 작업 했어'라고 얘기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9년 동안 슬럼프를 극복하기도 하고 2년 공백기도 갖고 나름 열심히 살아온 터라 이런 드라마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는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작가님이 어떻게든 영신을 '여자들이 사랑하는 영신'을 만들어주기 위해 디테일한 것까지 챙기며 사랑받게 해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박민영은 2012년 드라마 '닥터 진' 이후 2년의 공백을 갖고 지난해 드라마 '개과천선'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소속사도 바뀌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 박민영은 '개과천선'을 기점으로 6개월 만에 '힐러'에 합류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개과천선'은 제가 연기의 고수라고 생각하는 분들과 함께해 어깨너머라도 배우자는 마음에 출연한 작품이에요. 현장에서 김상중·김명민·오정세 등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 하는 걸 그냥 보고 있으면 이렇게 잘하시는 분들도 치열하게 하는구나, 대사연구를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내가 나태 했구나 하고 자기반성도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연기 갈증이 생겼어요."

박민영의 이 '목마름'을 읽어낸 이가 송 작가다. 그래서 박민영은 더더욱 송 작가와 처음 만났던 때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송 작가께서 저를 처음 봤을 때 진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걸 느꼈다고 했어요. 제가 감정을 잘 못 숨기고 눈에 다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 눈을 보고 나서 연기에 깨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 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작가님이 엄마랑 비슷한 연배이신데 엄마처럼 포근하게 감싸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 모르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답해주시고 이모티콘까지 쓰면서 소통하시는 모습이 좋았어요. 송 작가님이 '영신이 박민영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지'라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어요. 다시 7월로 간다고 해도 작가님과 감독님을 믿고 할 것 같아요."
 
욕심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박민영. 그는 다음 드라마에서는 더 자신을 내려놓고 싶다고 했다. 

"지금이 연기를 시작한 이래 제일 재밌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한 번 제 자신을 벗어버리니 다음에는 더 똘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한 번 제 자신을 깨는 걸 맛보고 나니 어려운 것을 치열하게 해보고 싶은 용기를 얻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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