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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화 운전면허, 직접 시험 치르니… “주차도 못 하겠다”

간소화 운전면허, 직접 시험 치르니… “주차도 못 하겠다”

기사승인 2015. 04. 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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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기기 조작에 클러치 페달 떼고 브레이크 밟아주면 끝
ㅇㅇ
출발 지점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지도 않고 클러치 페달만 살짝 떼면서 차량을 앞으로 이동하고, 방향등·와이퍼만 작동시키면서 브레이크를 한 번 밟아주면 50m 직진 후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사진=박정배 기자
이명박정부가 지난 2011년 6월 ‘국민의 불편과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운전면허 시험을 간소화한 이후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의무교육시간이 종전 30시간(학과 5시간+장내 기능 15시간+도로주행 10시간)에서 13시간(학과 5시간+장내 기능 2시간+도로주행 6시간)으로 줄어 면허를 취득해도 실제 운전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고 사고 확률도 높다는 것. 실제 기자가 직접 운전면허 시험을 체험해 본 결과 면허시험이 너무 쉬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22일 기자는 운전면허 시험을 대행하는 경기도 내 한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면허시험 체험에 나섰다. 현재 규정상 50m 직선 주행 코스를 통과하는 장내 기능시험을 통과하면 도로 주행에 나설 수 있는 임시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우선, 트럭 운전 좌석에 앉아 안전띠를 착용한 후 안내 지시에 따라 방향등과 와이퍼를 작동시켰다. 하지만 안내 지시에 비해 너무 빨리 방향등과 와이퍼를 작동시켰다는 이유로 각각 5점씩 감점이 됐다.

이어 기어를 1단에 놓고 천천히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자 차량이 앞으로 움직였다. 갑자기 ‘돌발상황’이라는 메시지가 나타나 브레이크를 밟고 비상등을 켰고, 다시 운행을 시작해 정지선에 정차를 하면서 운전 면허시험 체험을 끝냈다. 기능 시험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면 합격으로 기자는 90점을 받았다.

그러나 운전면허 시험이 간소화 되기 전 기본시험종목이었던 T자 코스, S자 코스, 기어 변속, 경사로 주행 등 다양한 종목을 치른 경험이 있는 기자는 ‘이게 무슨 시험이냐’는 생각이 들면서 맥이 풀렸다.

최근 면허를 땄다는 이예린씨(22·여)는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안 돼 연수를 받으려고 한다”며 “집 앞에 주차하는 것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수 비용은 하루 4만원, 20일 코스인데 부가세까지 붙어 88만원이 들어간다”며 “면허는 47만원에 취득했는데 연수를 받기 위해 2배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운전전문학원 관계자 역시 “국민의 불편과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와는 반대인 상황”이라며 “따로 연수를 받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 불편하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용을 다시 지불해야 하니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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