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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만 팔아선”…정유업계, 고도화 설비에 사활

“기름만 팔아선”…정유업계, 고도화 설비에 사활

기사승인 2015. 04.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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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설비투자로 경쟁력 확보
고도화시설 전경_FCC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내 2고도화시설 전경. 제공 = 현대오일뱅크
정유업계가 저렴한 원료로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고도화시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 정제마진으로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상 저유가 위기 타파를 위한 업계의 고도화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대오일뱅크는 36.7%, GS칼텍스는 34.6%, 에쓰오일은 22.1%,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은 17.2%의 고도화비율을 갖췄다.

고도화설비란 저렴한 고유황 벙커C유에서 가스 상태의 황을 분리해 다시 LPG와 프로필렌, 휘발유, 경유, 저유황 벙커C유 등 경질유를 만드는 시설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엔 저렴한 원료를 활용해 고부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설비를 총칭하기도 한다.

최근 에쓰오일은 5조원 규모의 잔사유 고도화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 건설 이전에 시행하는 실시설계를 결정한 바 있다. 가격이 저렴한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인 올레핀 계열 제품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방주완 에쓰오일 전무는 실적관련 컨퍼런스콜에서 “경북 온산공장에 추진 중인 5조원 규모의 투자는 내년 5월 이후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황 부진에도 10분기째 흑자를 달성한 현대오일뱅크는 그 비결로 국내 1위의 고도화비율이 지목된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대산공장에 갖춘 제1고도화시설에서 하루 평균 7만5000배럴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제2고도화시설에서는 6만80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SK에너지도 3개의 고도화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도화 설비 전처리 공정인 RHDS에서 고도화 설비와 같은 역할(약 4만배럴)을 일부 수행해 하루 23만2000배럴의 중질유를 고부가가치의 경질 석유 제품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중질유분해시설을 통해 친환경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지속적으로 수출을 증대시켜 왔다.

업계 관계자는 “고도화 설비 없이는 정유사업 자체에 이익이 안난다고 보면 된다”며 “장기적으로 20%대에 머물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의 고도화비율을 미국 등 선진국 수준인 50%대까지 끌어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고도화 설비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들의 재무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도화설비는 동일한 규모의 원유정제시설 투자비의 10배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제시장 상황에 따라 단순정제마진으로도 견조한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고도화설비 사업은 과잉 투자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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