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남북관계 ‘치킨게임’…누가 먼저 ‘원칙’ 굽히느냐 문제

남북관계 ‘치킨게임’…누가 먼저 ‘원칙’ 굽히느냐 문제

기사승인 2015. 05. 07. 17: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5·24 조치, 개성공단 임금인상, 민간단체 대북전단 등 현안 놓고 팽팽한 입장차
남북관계가 5·24 대북 제재조치, 개성공단 임금인상과 민간단체 대북전단 문제 등 주요 갈등 현안에 대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누가 먼저 이들 현안에 대한 원칙을 굽히느냐가 대화국면 전환으로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다만 먼저 원칙을 바꾸는 것은 향후 협상우위를 뺏긴다는 점에서 남북 모두 끝이 안 보이는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북한에 적극적 대화 손짓을 보내면서도 이들 현안에 대해서는 확고한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남측이 대화를 원한다면 이런 원칙을 먼저 버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정부는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남북공동행사 준비를 위한 사전 접촉과 민간단체 대북 비료지원을 5년 만에 승인했다. 또 민간단체·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 대폭 허용 방침을 발표하고 남·북·러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5·24 조치 예외사업으로 인정했다.

‘사실상 5·24 조치 해제 수순에 돌입했다’는 모습을 내비치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그런 문제(5·24 조치 해제)를 모두 포함해서 남북 당국 간 대화 테이블에서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런 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5·24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대화가 열리기도 전에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관련)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는 점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천안함 ‘북한 소행’을 부정하며 “상관없는 우리더러 사과하고 태도변화를 보이라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주장은 없다. 날조한 근거에 기초해 꾸며낸 5·24 조치는 지체없이 해제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주장”며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 임금인상 문제의 경우 북한은 ‘정당한 법적 권리행사’라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공단운영을 남북공동으로 한다’는 합의를 깬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대북전단 문제도 북한은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 중단’을, 정부는 ‘표현의 자유’라며 대립하고 있다.

남북 각각의 원칙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8월 전까지 어떻게든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을 빌미로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8월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5·24조치를 해제하고 대내외에서 자신들을 자극하는 언행도 중단하라는 것”이라며 “8월 한미 훈련 전까지 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이후 북한의 정치·외교 일정이 겹치면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