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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은 우리 자긍심, 격식에 맞춰 제대로 입어야”

“한복은 우리 자긍심, 격식에 맞춰 제대로 입어야”

기사승인 2015. 05. 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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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회장 인터뷰] "한복을 입으면 격이 달라진다"
박창숙 회장
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회장이 1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복에 대한 사랑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김현지·서명환 대학생 인턴기자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언덕배기의 작은 카페. 빛깔 고운 전통 한복 옷감으로 만든 스카프와 조각보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졸여지는 대추차 향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13일 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회장을 만났다.

이 카페는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회원들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박 회장은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회원들이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작품도 전시하고 있다. 지나가시는 분들이 어떤 곳인가 하고 들러서 전통 차 한 잔씩을 사 드시기도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협회를 통해 한복문화보급에 힘쓰고, 소상공인 권익증진을 위한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소상공인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 우리옷제대로입기 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우리 옷은 상황에 따라 제대로 입는 법이 있다. 관례나 혼례 같은 경사에는 예복을 입었는데 상황에 맞게 겉옷·장신구·옷감의 색상을 달리해 격식과 품위를 갖췄다. 하지만 요즘은 중요한 행사에 우리 옷을 입는 사람이 별로 없을 뿐더러 우리 옷을 전통 격식에 맞춰 입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우리 옷을 제대로 입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다.”

-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가장 중점을 두는 활동은 중요한 자리에서 우리 옷을 격식에 맞춰 입도록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일이다. 그 시작으로 정치인들에게 공식석상에서 국격(國格)을 높이는 우리 옷을 입을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의 옷은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생각으로 정치인들이 한복을 솔선수범해 입는다면 국민에게도 우리 옷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격식있는 자리 외에도 사람들이 생활에서 한복을 자주 입을 수 있도록, 생활한복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일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해외 소재의 28개 한국문화원에 한복을 비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명색이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곳인데 우리 옷을 제대로 갖추고 전시하는 곳이 드물다. 협회가 올해 필리핀·벨기에·중국 3개의 문화원에 한복을 지원하게 됐다. 관례복·혼례복·폐백복 등 50여벌 가량의 우리 옷을 전시한다. 앞으로28개국 문화원에 격식에 맞는 한복을 전시하는 것이 목표다.”

- 협회 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나.

“전국 9개 도에서 한복 가게를 운영하는 약 50명의 소상공인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들의 고객 등 한복을 사랑하는 일반인들이 특별회원 자격으로 매년 후원금을 내거나, 여러 행사에 참여하면서 협회의 활동을 지지해주고 있다. 협회는 우리 옷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과 우리 옷을 제대로 계승시키자는 마음, 그리고 우리 옷의 디자인을 제대로 개발하자는 3가지의 마음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단체다.”

- 소상공인인 회원들의 시급한 현안은.

“현안을 2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한복 가게들이 대부분 임대를 하기 때문에 가게가 어려워지면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게 된다.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하면 권리금의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뒷골목으로 밀려나다보니 매출이 오르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식으로 한복집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두 번째는 요즘은 모두 카드로 결제를 한다. 카드 결제가 많아지다보니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법과 임대법을 제대로 개정하는 것 이 2가지가 한복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소상공인연합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려고 하고 있다. 단순히 한복업계의 이익만을 바라고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면 가까운 가족과 친척들이 소상공인인 경우가 많다. 소상공인 전체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면 결국 우리 가족, 나아가 사회 전체의 생활이 나아진다는 마음으로 연합회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회에서 자동차정비업계·귀금속·주얼리 업계 등 다양한 분야의 소상공인들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들으면 법이나 규제가 조금만 바뀌면 가게하는 사람들이 생활이 많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소상공인 연합회가 소상공인들의 문제상황을 적극 수렴해 정부에 건의하고 서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우리옷 입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옷의 장점을 설명해준다면.

“한복은 굉장히 인체 친화적이다. 꽉 끼는 청바지나 하이힐처럼 인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또 본래 천연 염색한 천으로 만들던 옷이기 때문에 피부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옷이 풍성하고 여밈새 등이 끈으로 묶는 방식으로 돼 있어 불편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옷의 멋스러운 실루엣은 살리고 기능은 편리하게 한 개량한복이 많이 나오고 있다. 지퍼나 주머니 단추 등을 사용하거나 치마를 통치마로 만드는 등 편의성을 높인 한복들도 많다. 뷸편하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한번 접해봤으면 좋겠다.

한복을 입으면 격이 달라진다. 옷차림이 바뀌었을 때 사람의 생각도, 거동도 달라진다. 1년에 적어도 서너번은 입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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