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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家 조현준·현상 형제…경영권 싸움 대신 ‘그룹 성장’ 택했다

효성家 조현준·현상 형제…경영권 싸움 대신 ‘그룹 성장’ 택했다

기사승인 2015. 05.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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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ㆍ조현상 '형제 경영' 눈길
조현준, 섬유 1위…에너지+ICT 두각
조현상, 탄소섬유ㆍ신소재 개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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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예상됐던 효성그룹 장남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각자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그룹의 내우외환을 딛고 양대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당초 우려됐던 무리한 지분매입이나 경영권 선점을 위한 반목이 아니라 그룹의 공동 성장을 위한 혁신적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1분기 초 10.84%였던 효성 지분을 분기말 10.97%로 0.13%포인트 끌어올리며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사항은 같은 기간 조 부사장 역시 10.48%에서 10.61%로 똑같이 0.13%포인트 높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지분을 청산한 이후 남은 두 형제가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는 것을 두고 후계를 염두에 둔 다툼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형제가 협의한 듯 나란히 주식을 매입하고 조 사장이 조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서며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후계 승계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그룹 경영권 방어 차원의 지분 매입’이라는 회사측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효성그룹은 조 회장이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두 형제가 회사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다.

조 사장은 현재 효성의 전략본부장 및 섬유·정보통신 PG장을 맡고 있는데 회사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스판덱스 원사 크레오라의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세계 1위 굳히기에 한창이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조 사장은 최근 게임업체 액션스퀘어 지분을 사들였으며 또 에너지와 IT를 융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계열사인 효성ITX를 통해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분야로의 사업 확장까지 추진 중이다.

조 부사장은 산업자재PG장이자 화학 최고마케팅경영자(CMO)를 맡고 있다.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그룹의 미래 주축으로 꼽히는 탄소섬유와 슈퍼플라스틱 ‘폴리케톤’ 등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탄소섬유공장은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만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효성이 자체 개발한 신소재 폴리케톤의 경우 올 하반기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두 형제의 노력에 효성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어난 22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들 형제는 나란히 높은 지분 이익을 얻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현재 조 사장의 스판덱스가 세계 1위를 확고히 하는 등 실적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론 삼남인 조 부사장이 주도하는 폴리케톤 등의 첨단소재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또다른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 관계자는 “두 형제의 지분율 차이가 0.5% 정도에 불과하고 그룹의 핵심사업을 나눠 갖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그룹의 경영권 구도가 조 사장 ‘원톱’이 아니라 조 부사장이 가세하는 ‘투톱’ 체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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