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와인 칼럼]여름 제철 감자요리와 즐기는 와인

[와인 칼럼]여름 제철 감자요리와 즐기는 와인

기사승인 2015. 05. 29. 08:0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알칼리성 식품 감자와 알칼리 음료 와인 곁들이면 노화 방지에 도움
발디비에소 싱글 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
발디비에소의 싱글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 제공=이지와인
와인 칼럼_김석우 이지와인 이사
김석우 이지와인 이사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카페에서 여름휴가 계획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봄이 지나가고 이제 바야흐로 여름이다.

여름이 시작된 것만큼 입맛을 돋우는 식재료들도 제철을 맞았는데, 이 중 특히 감자는 어떤 식재료보다도 쉽게 맛볼 수 있고 요리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감자로 흥미로운 마리아주(결합)를 만들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와인 한 잔 가볍게 하는 건 어떨까.

◇적당량 먹으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
감자는 맛있고 영양분이 풍부하며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채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떤 식물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감자는 가지과의 다년생 식물로, 원산지는 남미 안데스 지역인 페루와 북부 볼리비아인데 재배 적응력이 뛰어나 해안가부터 해발 약 5000m에 이르는 히말라야나 안데스 고산지대뿐 아니라 무더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및 극냉 지역인 그린란드에서까지 재배된다.

주로 온대 지방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농업기술이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 냉대지방에서는 매우 귀한 작물 중 하나였다. 그래서 감자가 흔한 식재료로 쓰이는 온대지방에 속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감자 요리는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간식으로 삼는 것으로 여겨져, 감자를 기본으로 한 보드카 같은 술은 빈곤한 농부나 노동자들이 마시는 저렴한 술로 인식되기까지 했다.

이런 감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19세기 초다. 조선의 산삼을 찾기 위해 몰래 숨어 들어온 청나라인들이 비상식량으로 경작한 것이 최초인데, 처음에는 북방에서 온 고구마라는 뜻으로 ‘북감저(北甘藷)’라 불렸고, 감저가 고구마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감저는 감자를 일컫는 말이 됐다.

재배량만 따진다면 감자는 네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다. 재배 적응력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뛰어나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감자에는 주로 노화를 방지하는 영양이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비타민B1·비타민B2·비타민B6 등 비타민B군과 대량의 섬유소가 함유돼 있고, 미량원소와 아미노산·단백질·지방·탄수화물 등 영양요소들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감자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유리하고 노화도 방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살을 찌도록 만드는 채소로 오해를 받아왔다. 그러나 우수한 탄수화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므로 적당량을 먹으면 오히려 다이어트식으로 적합하다. 게다가 산성식품인 육류·유제품·생선 등과 먹으면 좋은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에 항산화에 도움을 줘 노화방지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이외에도 여성호르몬 생산에 좋은 단백질·변비를 없애주는 불소화물·주름을 방지하는 판토텐산·피부를 깨끗하게 해주는 플라본 등 수많은 영양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독일식 감자 요리와 와인, 근사한 마리아주
영양만점인 감자는 보통 메인 디시의 사이드로 나오지만,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로도 만들 수 있다. 특히 독일식 감자 요리는 프랑스 요리나 이탈리아 요리처럼 거창하지 않아 주부들이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함께 즐길 수 있는 괜찮은 와인 한 병이 있다면 맛도 멋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독일식 감자 요리로는 베샤멜감자와 감자햄팬구이가 있는데, 와인과 기막히게 쌍을 이루는 마리아주라고 할 수 있다.

베샤멜감자는 둥글게 썬 감자와 다진 양파를 버터와 함께 굽고 베샤멜소스와 섞은 요리다. 간편하면서도 감자의 식감과 버터의 우유 같은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어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와 같은 품종의 레드와인과 잘 어울린다.

독일식 감자햄팬구이는 감자를 썰어 바로 팬에 넣고 기름에 튀기듯 볶는 요리가 아니라, 통감자를 먼저 삶은 뒤 둥글게 썰고 얇게 펴서 썰어낸 양파와 햄을 계란·우유·소금과 함께 볶아서 익히는 요리다. 마찬가지로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가 잘 어울리며 피노누아나 쉬라 종으로 잘 블렌드 된 레드와인들도 함께 마시기에 좋다.

이처럼 독일식 감자 요리와 와인을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기름에 튀기지 않기 때문에 알칼리 성분이 보존됨과 동시에 알칼리 음료인 와인을 통해 항산화 작용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감자는 익혀먹되 튀김으로 만들어 먹으면 오히려 몸에 해롭다. 감자에 있는 전분을 씻은 다음 튀겨버리기 때문에 좋은 영양은 기름에 다 빠지면서 고지방의 고칼로리 식품으로 변화하고, 여기에 맛을 내기 위한 소금 간을 지나치게 많이 할 경우 더욱 몸에 좋지 않다.

따라서 삶고 찌거나 구이로 먹는 게 좋고, 스테이크나 폭찹(돼지 갈비살) 또는 삼겹살 구이 같은 육류 요리를 섭취할 때 튀기지 않은 감자 요리를 곁들이면 영양이 골고루 조화를 이뤄 더욱 좋다. 현대인의 식단이 비교적 육류 등 산성식품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으므로 알칼리성 식품인 감자와 함께 와인을 곁들이면 몸이 노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화이트와인보다는 감자의 쌉쌀한 맛과 잘 어울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칠레산 레드와인 ‘발디비에소 싱글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을 권하고 싶다.

◇육류·감자 요리와 궁합 좋은 싱글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
발디비에소의 싱글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은 프랑스 부르고뉴 그랑크뤼 등급의 최고급 와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품질과 맛을 지닌 데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이 가능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싱글빈야드 와인인 탓에 매년 한정량만 생산되기 때문에 맛보기가 어려워 와인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눈에 보이면 바로 집어올 와인’ 리스트에 항상 오르는 와인 중 하나다.

이 와인은 칠레 마이포 밸리의 최상위 포도원에서 생산된 2012년 빈티지로, 12개월간 프랜치 오크에서 숙성시킨 최상품의 칠레산 와인이다. 생기가 넘치는 진한 레드컬러로 블랙베리·체리·바닐라·연한 시나몬·커피향이 한데 어우러져 와인 잔을 흔들고 나서 맡는 부케향이 매우 화려하다. 완벽한 균형감의 바디와 목 넘김이 좋으면서도 한참 동안 느낄 수 있는 긴 여운이 남아 구운 육류 요리와 감자를 한 입에 넣고 곁들이면 매우 좋은 궁합을 맛볼 수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