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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가스배관 타고 도둑질한 절도범...추락하자 “전기 공사하다 떨어졌어요”

[기사의 극적 재구성] 가스배관 타고 도둑질한 절도범...추락하자 “전기 공사하다 떨어졌어요”

기사승인 2015. 06. 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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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배관을 타고 빈집을 턴 절도범이 발을 헛딛어 추락했다. 전기공이라며 119 구조대의 구조를 받은 절도범은 현장에 두고 온 가방 속 도난 수표 때문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픽사베이
건물 뒤편에서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비원 김씨가 급하게 달려가 보니 사람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어이쿠 이게 뭔 난리야? 어이 이봐요!”

 

, 저기 119에 신고 좀 해주세요

 

저기서 떨어진 거예요? 뭐하다가 떨어진 거예요? ?”

 

전기 공사하는 사람이에요. 빨리 119에 신고 좀 해주세요

 

119 응급 구조 차량이 남성을 싣고 떠났다. 모여 있던 동네 사람도 수군거리다 이내 집으로 들어갔다.

 

사고를 잊을 만할 쯤, 경비원 김씨가 빌라를 순찰하다 건물 옥상에서 가방을 발견했다.

 

이게 뭐야? 웬 가방이 여기 있어? ! 그 전기공사 하는 양반거구만  

 

/사진=픽사베이

  

김씨는 가방을 뒤져 괜한 오해를 사는 것보다 경찰에 신고해 주인을 찾아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 경찰이 가방을 가지러 왔다.  

 

아저씨, 이게 누구 것이라고요?” 

그 전기공사 하던 사람 거예요. 요 며칠 전에 여기서 전기공사 하다가 떨어져서 병원 실려간 사람 거예요

 

경찰서에 도착한 황 경장은 주인을 찾기 위해 가방을 열었다. 전기공사에 필요한 도구로 보이는 드라이버와 장갑, 핸드드릴 등이 보였다. 조심스레 가방을 살펴보던 황 경장은 뜻밖의 물건을 발견했다.

 

다량의 수표가 가방 구석의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있었다.

 

구 경사님, 이것 좀 보세요. 여기 수표가 들어있는데요?”

뭐지? 전기공사 하던 사람이 작업가방에 왜 이리 수표를 많이 들고 다녀? 황 경장, 수표 한번 조회해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표를 조회하던 황 경장이 말했다.

 

구 경사님 이거 도난 수표입니다. 도난당해 지급 정지 되어있는데요?”

 

두 경찰관은 도난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에 전화해 문의해보니 대전 지역의 한 집에 도둑이 들었고 910만원 상당의 금품이 도난당했는데 수표도 그 중 하나라는 것이었다.

 

범행 수법을 물어보자 혀를 차는 소리를 내며 도난 접수 경찰관이 대답했다.

 

/사진=픽사베이

 

“이 자식, 진짜 실력자에요. 가스배관 타고 집에 침입하는데 증거도, 흔적도 없어요. 가스배관만 설치 돼 있으면 원숭이처럼 자유롭게 올라가 집을 털고 나옵니다  

 

수표 도난 접수 경찰서의 경찰관이 덧붙여 CCTV가 없는 곳만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기에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해줬다. 두 경찰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때 119에서 어느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했지? 거기로 가보지, 황 경장

 

두 경찰관은 도난 수표를 증거로 추락한 절도범이 이송된 병원으로 출동했다. 병원 기록을 보니 팔과 다리가 골절된 중상이었다. 그러나 병원에 절도범은 없었다. 응급 치료를 받고 바로 퇴원한 것이었다. 병원치료 시 기입한 이름과 주민번호도 모두 가짜였다.

 

제법 치밀한데요? 구 경사님 어떡하죠?”

치밀해봤자 범죄자지. 작업가방에서 DNA 채취해서 국과수에 넘기자

 

며칠 뒤 국립과학수사원의 자료가 경찰서로 도착했고 구 경사와 황 경장은 용의자를 특정지어 수사한 결과 경기도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창가 쪽 침대위에 온 몸에 붕대를 칭칭 감은 환자가 보였다. 경찰 제복을 확인한 환자가 몸을 꿈틀대며 두 경찰을 피하려 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경찰 수사를 피해 영원할 것만 같던 원숭이절도범의 완전 범죄들은 단 한 번의 헛디딤으로 만천하에 드러났고 결국, 한 팔과 두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침대위에서 교도소로 갈 날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기사 원문> 

전문 빈집 털이범이 가스배관을 타고 오르다 떨어지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지난 29일 전과 9범 박모(39)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빈집을 털어 20차례에 걸쳐 5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박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지역만을 골라 범행을 저질러 경찰도 단서를 잡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렇듯 노련한박씨가 경찰에 붙잡힌 것은 한 번의 실수 때문이었다.

 

지난 416일 천안 동남구 한 빌라에서 전기공사 근로자가 옥상에서 작업하다 떨어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전기공사 근로자는 가스배관을 타고 절도를 시도하다 추락한 박씨였고, 그가 상황을 모면하고 구조를 받기위해 전기공이라고 속인 것이었다.

 

박씨는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으나 구조를 받으며 미처 챙기지 못한 작업 가방이 화근이었다. 건물관계자가 옥상에서 가방을 발견해 전기공사 근로자가 가방을 놓고 갔다며 경찰서에 신고했고, 가방 안에서 도난당한 수표가 발견됐다.

 

박씨는 좌측 손목과 양 다리가 골절된 채 병원에서 붙잡혔다.

 

한편, 경찰은 박씨가 현재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의 극적 재구성] 실제 사건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 한 기사입니다. 따라서 기사에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재구성한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투톡톡] 아시아투데이 모바일 버전에서는 '기사의 극적 재구성'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m.asiatoday.co.kr/kn/atootalk.html#2015.06.30


아시아투데이 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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