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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아의 영화 속 이미지 따라잡기(3)] 말더듬이 영국 왕을 진정한 리더로 만든 ‘스피치’

[정연아의 영화 속 이미지 따라잡기(3)] 말더듬이 영국 왕을 진정한 리더로 만든 ‘스피치’

기사승인 2015. 08.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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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스 스피치’ 장면.
‘킹스 스피치’는 심한 말더듬이였던 영국의 조지 6세왕(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父)의 언어치료 이야기를 작품성 있게 그려내 콜린 퍼스가 주연하여 아카데미상을 휩쓴 영화다.

이 영화는 현란한 제스처와 함께 연설의 달인인 히틀러의 실제 연설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왕의 스피치와 극적인 대조를 이루게도 한다. 왕은 20세기 오디오의 출현과 함께 굵직한 대국민 선포들을 해야 하는 현실에서 언어 강박증의 고통에서 괴로워한다.

그는 왕으로 제위되기 전부터 언어 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스피치 전문가들로부터 코칭을 받아왔지만 변화되지 않았다. 한 어설픈 스피치 전문가는 왕자에게 “담배를 피우면 긴장이 풀리고 목이 편안해져 스피치를 잘할 수 있다”는 엉터리 처방을 내 놓기도 했다. 심지어 발성 연습을 한답시고 왕자의 입안에 구슬을 일곱 개나 가득 넣게 한 다음 리딩을 시켜 참다못해 구슬을 뱉어내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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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는 부인의 권유로 괴짜 언어치료사인 ‘로그’를 만나 정통 스피치 훈련을 받게 된다. 실제로 로그의 보이스 코칭 방법은 현재까지도 스피치 교육의 훌륭한 표본이 될 정도로 탁월하다. 심한 말더듬이 왕이 굿 스피커로 변화되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보자.

먼저, 말더듬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될 수 없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목소리가 변화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로그는 왕이 말을 더듬지 않게 말할 수 있다는 경험을 확인시켜주는 과정에서 코칭을 시작했다. 그는 왕에게 전축의 해드폰을 끼게 한 다음 노래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리딩하게 한 다음, 왕의 목소리를 녹음했다. 신기하게도 왕은 말을 더듬지 않았다. 이 녹음 자료는 훗날 왕이 자신의 언어장애로 괴로워할 때 자신감을 얻게 하는 결정적인 도구가 되었다.

왕은 언어 강박증의 긴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워서 그리고 앉아서 연습하는 복식 운동은 물론 ‘볼 털기’ 훈련, ‘카페트 바닥 위에서 온 몸 굴리기’ 등도 마다하지 않았다.

“내가 그린 그림은 잘 그린 기린 그림이다”

왕은 발음하기 어려운 이 짧은 문장을 수없이 반복했다. 드디어 왕은 라디오를 통해 독일과의 선전포고를 대국민에게 해야 할 직면에 놓였다. 방송 리허설을 끝내고 마이크 앞에 선 왕의 표정은 심오했다. 이 장면에서는 관객도 숨죽이게 했다. 결국 왕은 로그와 호흡하며 성공적인 대국민 선포를 훌륭하게 해냈다. 방송실에서 나오던 왕에게 스텝들은 박수를 치고 ‘왕은 방송 체질!’이라며 찬사를 보내는데서 영화는 절정에 이른다.

이 영화는 왕의 스피치가 통치 능력의 큰 잣대가 됨을 잘 보여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스피치는 대중에게 노출되는 정치인이나 어떤 조직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에겐 매우 중요한 퍼스널 아이덴티티(PI: Personal Identity)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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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아(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 최고경영자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7000회 이상 강연한 인기 강연가로,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와 미스코리아 등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 외 6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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